어톤먼트

이안 맥큐언의 "속죄"를 원작으로 한 조 라이트 감독의 신작 영화, "어톤먼트"에 관한 소소한 이야기입니다. 이하 경어가 생략됨을 양해 부탁드립니다.

- 영국의 아담한 마을인 레드카에 프랑스 뒹케르크의 세트장이 세워졌다.

- 에밀리 왓슨과 크리스틴 스콧 토마스가 에밀리 탈리스(세실리아, 브라이오니의 어머니) 역을 맡을 뻔 했다.

- 애비 코니쉬가 18세의 브라이오니 역에 고려되었으나 "골든 에이지" 촬영 일정 문제로 캐스팅이 불발되었다.

- 유명한 장면인 뒹케르크 철수를 담은 5분이 넘는 롱테이크 샷은 총 4번 밖에 촬영을 하지 못했다.(그 중 세번째 것이 영화에 쓰였다.) 이것은 스탭들 그리고 1000명이 넘는 엑스트라를 운용해야 하는 시간적 제약과 밀물이 세트장까지 밀려오기 전에 촬영을 끝내야 했기 때문이었다.

- 뒹케르크 철수 장면을 담은 5분이 넘는 롱테이크 샷을 촬영하는데에는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촬영 스케쥴로는 이틀 내에 촬영이 완료되었어야 했다. 그러나 로케이션 스카우트의 보고에 따르면 두번째 날의 정오까지도 촬영에 충분한 품질의 광량이 확보되지 못했다. 이로 인해 감독인 조 라이트는 촬영 전략을 수정해서  한대의 카메라도 촬영하기로 했다. 첫날, 그리고 둘째날 오전에 촬영 예행 연습을 했다.

- 감독인 조 라이트가 뒹케르크 장면에서 까메오로 출연했다.

- 로몰라 게리(18세의 브라이오니 역)는 자신의 분량을 4일 동안 촬영했다.

- 뒹케르크의 거리와 발전소 장면은 그림즈비 제방에서 촬영되었다.

- 조 라이트는 키이라 나이틀리가 18세의 브라이오니 역을 연기해 주기를 원했으나, 키이라 나이틀리는 세실리아 캐릭터를 좋아했고, 그 역을 맡았다.

- 제임스 멕어보이는 이 영화의 시나리오가 자신이 읽어본 것들 중 최고라고 생각했다 한다.

- "어톤먼트"는 2007 베니스 영화제 개막작에 선정됐다. 감독 조 라이트의 나이는 35세로, 가장 어린 나이에 베니스 영화제 개막작을 연출한 감독이 되었다.

- 레드카 주민들이 50 파운드의 출연료를 받고 뒹케르크 장면의 엑스트라로 참여했다.

- 레드카에 세워진 뒹케르크 세트의 제작 비용은 100만 파운드(약 18억)이다.

- 개봉시 영화 프린트는 'Saturday'라는 가짜 이름을 가지고 우송되었다. 이 이름은 영화의 원작 소설의 작가인 이안 맥큐언의 다른 소설 제목이다.

- 로비가 경찰에 연행되고, 그의 어머니가 '거짓말쟁이들' 이라고 울부짖을때, 그 장면을 브라이오니가 창문을 통해 지켜보고 있다. 그 창문은 어떤 인물의 스테인 글라스로 장식되어 있는데, 이는 성녀 마틸다이다. 마틸다는 거짓말로 비난받은 이를 위로해주는 수호 성인이다. 또한, 마틸다는 시인 힐레어 벨록의 시 "마틸다"의 그 마틸다로, 이는 앞으로의 일을 암시하는 것이다. 이 시는 거짓말로 인해 후에 불타죽은 마틸다 이야기를 시로 표현했다.

출처 : IMDB

2008/02/23 - [Movie/Review] - [리뷰] 어톤먼트 (Atonement, 2007)

어톤먼트
* 다수의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영화 “어톤먼트”는 제목 그대로 속죄에 대한 영화입니다. 그리고 그 속죄의 대상이 되는 비극적인 사랑을 다룬 영화입니다. 감독 조 라이트는 전작인 “오만과 편견”에서도 그러했지만, 이번에서도 역시 아름다운 영상과 인상적인 연출로 자신의 재능을 입증해냅니다.

영국 교외의 대저택에 사는 브라이오니는 문학에 재능있는 소녀입니다. 그녀는 저택의 하인의 아들인 로비를 짝사랑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로비는 그녀의 언니인 세실리아와 정을 쌓는 사이이고 그들이 사랑을 나누는 것을 본 브라이오니는 되돌이킬 수 없는 큰 잘못을 하게 됩니다. 그녀는 친구의 강간범으로 로비를 지목하게 되고, 로비와 세실리아는 그렇게 이별을 하게 됩니다.

영화의 도입부에서 흘러나오는 스코어 'Briony'는 이 비극적인 사건을 예고하는 듯 리드미컬한 타자기 소리를 결합시켜 브라이오니라는 소녀에게 불안한 느낌을 부여함과 동시에 이 영화의 화자가 처음 타자기를 두드리며 등장한 그녀라는 것을 밝힙니다. (이것은 18세가 된 브라이오니로 넘어오면서도 다시 한번 등장합니다.)그녀가 쓰는 희곡 속 사랑 이야기는 상상 속 산물로, 그녀의 이 풍부한 상상력, 문학적 재능은 엉뚱한 곳에서 문제를 일으킵니다. 로비와 세실리아의 관점에서 보여주는 그들의 이야기는 남녀 사이의 로맨스이지만, 브라이오니가 바라보는 그들의 모습에서는 그녀의 질투 가득한 시선을 느낄 수 있습니다. 그 질투와 성에 대한 충격, 거기에 더해진 배신감은 그녀의 상상력을 한없이 뒤틀려진 망상으로 변모시키고 그 결과는 돌이킬 수 없는 실수와 후회로 그녀에게 돌아오게 됩니다.

시간이 흘러 수감 대신 군대를 택한 로비는 2차 세계 대전에 참전하게 되고, 세실리아는 집을 떠나 간호사가 되어 그를 기다립니다. 이제는 18세가 된 브라이오니는 자신의 잘못이 얼마나 컸는지를 깨닫고, 그 속죄의 길로 자신이 재능을 보이고 흥미를 보였던 문학의 길을 포기하고 간호사의 길을 가게 됩니다. 그렇게 브라이오니는 로비와 같이 전쟁에 참여했다가 부상을 입은 군인들을 돌보며 자신의 죄를 속죄하려 합니다. 자신의 이름 대신 성인 탈리스로 불리우지만, 그녀는 군인들에게는 자신의 이름인 ‘브라이오니’를 알립니다. 아마, 그 군인들을 로비로 여기고 자신이 여기서 이렇게 죄를 씻으려 한다는 것을 알리고 싶었던 것인지도 모릅니다. 한편 로비는 그 때 전쟁터를 누비는데, 그는 세실리아에 대한 그리움을 가슴에 품고 전장의 비극들을 접합니다. 그 과정에서 보이는 됭케르크 철수의 모습을 담은 5분여간의 롱테이크 장면은 이 영화가 지닌 영상의 힘을 보여주는 장면으로, 그 속에서 보이는 전쟁의 아픔은 로비의 상황과 더해지면서 더욱더 묵직하게 다가옵니다. 소설의 글이 아닌, 영상의 힘을 빌릴 수 있는 영화의 장점을 극대화시킨 장면이라 할 수 있습니다.

영화의 마지막, 소설가가 되어 자신의 마지막 소설을 발표한 브라이오니는 자전적인 그 소설을 통해서 다시 한번 깊이 참회합니다. 그녀는 과거 자신의 그 상상, 망상 때문에 엇갈렸던 로비와 세실리아의 삶을 다시 그녀의 상상을 투영한 소설에서 바로 잡습니다. 그녀는 그 내용이 나약함에서의 도피나 자기 위안이 아니라고 하지만, 이미 속죄를 바칠 대상이 없는 상황에서의 속죄는 누구를 위한 그것일까요? 그것이 그녀의 자위인지, 아니면 진짜 참회인지에 대한 생각은 브라이오니가 만든 로비와 세실리아의 아름다운 결말의 영상 속에서 더욱 깊어집니다. 하지만 그 장면이 지나가면서 무언가 드는 생각이 있었습니다. 돌이킬 수 없는 실수와 그에 대한 빌 대상 없는 참회와 속죄는 비극적입니다. 망상의 결과는 가슴 아픈 현실이었고, 상상의 결과는 그저 아름다운 모습의 상상으로만 끝이기에 그렇습니다. 그렇기에 그에 대한 그녀의 고뇌는 깊었을지언정, 속죄는 가벼워 또 비극적입니다.

P.S 대부분의 원작소설이 있는 영화들이 그러하지만, 이 작품은 특히나 원작을 읽고 싶은 욕구가 더 들게 하네요.

2008/02/24 - [Movie/Trivia] - [트리비아] "어톤먼트"에 관한 소소한 이야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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