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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고백 (Confessions, 2010)

[Movie/Review]
고백
2010년, 부천국제영화제에서 "고백"을 본 후, '최고다' 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렇기에 감상기를 바로 적기보다는 (이미 수입되어서 곧 개봉한다는 이야기를 들어서) 한번 더 보고 적어야겠다 마음 먹었습니다.

그런게 벌써 6개월이 훌쩍 지나서 'CGV 무비 꼴라쥬 해피 뉴 무비'전을 통해서 다시 보게 되었습니다. 6개월이 지났지만 여전히 그 감흥과 충격은 그대로였고, 최고였습니다.

"불량공주 모모코", "혐오스러운 마츠코의 일생"의 나카시마 테츠야 감독이 연출한 영화 "고백"은 미나토 가나에의 베스트셀러 "고백"을 원작으로 하고 있습니다. 소설을 원작으로, 마지막 한 부분을 빼면 거의 동일한 진행 방식과 내용을 취하고 있지만, 영화 "고백"은 소설을 영화라는 매체로 옮김에 있어서의 그 장점을 극대화해 선보이고 있습니다.

나카시마 테츠야 감독은 흔히 동쪽의 팀 버튼이라 불립니다. 울증의 팀 버튼, 조증의 나카시마 테츠야라는 차이는 있지만, 영화 속에서 보이는 그 독특한 상상력과 영상미 때문입니다. 전작 "파코와 마법 동화책"까지는 그간의 조증 가득한 세계관을 이어 외로움과 아픔을 승화된 기쁨과 환희로 감싸안았던 나카시마 테츠야 감독. 감각적인 영상은 분명 그대로이지만 이번 "고백"에서는 그간의 행보와는 다른 모습을 선보입니다.

모리구치 유코(마츠 다카코 분)가 창백한 얼굴로 '내 딸을 죽인 사람은 우리 반에 있습니다' 라는 말로 시끄러운 교실을 잠재우며 시작하는 영화는 그와 동시에 관객들에게도 그 침묵의 무게를 느끼게 합니다. 무채색으로 일관된 영상은 영화 내내 서늘할 정도의 차가움을 느끼게 합니다. 과연 나카시마 테츠야의 작품이 맞는가? 라고 할 정도로.

영화는 유코의 딸 마나미를 죽인 범인에 대한 의문으로 시작하지만, 각각의 인물들의 고백들로 퍼즐을 완성시켜나가면서 일본 사회가 보유하고 있는 HIV 바이러스의 존재를 점차 드러냅니다. 유코는 말합니다. '에이즈는 불치병이 아니예요. 일찍 발견해 치료하면 발병을 막을 수 있어요.' 자신의 우월함을 인정받기 위해(그리고 또다른 목적을 위해) 아무런 거리낌없이 친구를 이용하고 살인을 감행하는 소년과 생명의 무게를 조롱하는 그의 웃음, 자신들의 두려움을 숨기기 위해 집단으로 소수를 거리낌없이 단죄하는 어린 학생들, 살인에 대한 동경과 모방. 영화는 반복적으로 13세 미만은 어떤 범죄를 저질러도 처벌을 받지 않는 일본의 청소년법에 대해 이야기 합니다. 그것은 발병을 막을 수 있는 기회를 사회가 스스로 놓치고 있지 않느냐는 물음입니다. 일본과 마찬가지로 청소년 범죄가 급증하는 우리의 현실에 비추었을 때도 그 문제 제기는 유효합니다. 앞서 말했던 나카시마 테츠야 감독의 전작들과는 다른 차가움과 서늘함이 이 영화를 지배하고 있지만, 그 이면에는 사회에 대한 우려와 걱정의 목소리가 존재합니다.

영화는 106분의 뮤직비디오라고 할 정도로 뛰어난 영상미와 음악의 활용을 선보입니다.(영화 본편은 물론이고 예고편에서도 사용했던 Radiohead의 Last Flowers 같은.) 감각적인 영상 편집은 그것이 단순한 보기 좋음이 아니라 영화의 스토리를 전달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으로 기능합니다. 끊임없이 관객을 자극해 스크린 깊숙한 곳으로 붙들어 놓고, 한편의 복수극이자 사회성 짙은 스릴러의 스토리를 강한 충격과 함께 전달합니다. 유코의 마지막 한마디가 울려퍼지며 영화가 마무리되는 순간 극도의 긴장감이 풀리며, 참았던 한숨을 토해내게 합니다. 다만, 원작과는 다르게 마지막에 덧붙인 하나의 대사는 영화의 결말을 두 가지 가능성을 향해 열어놓는데, 이런 가능성을 열어놓은 감독의 선택에 대한 호불호는 분명 존재할 것입니다.

이 영화를 성공적으로 만든데에는 배우들의 호연 역시 빼놓을 수 없습니다. 유코 역의 마츠 다카코는 물론이고, 나오키, 슈야, 미즈키 를 비롯한 1학년 B반 학생들을 연기한 아역들의 인상적인 연기는 영화 속 무서운 현실을 받아들이는데 큰 역할을 했습니다.

영화 "고백"은 말하건데, 제 개인적인 2010년 최고의 영화 중 한 편입니다. 나카시마 테츠야는 영상 표현력의 완성도를 한층 더 끌어올림과 동시에 그 영상미를 통한 강력한 스토리 전달력으로 자신에 대한 명성과 기대를 다시 한번 입증해 냈습니다. 일본 영화계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감독임에 틀림없습니다. 아직 별다른 소식이 없지만, 그럼에도 그의 차기작이 기대되는 이유입니다. 그전에 앞서 많은 분들이 "고백"을 접하시고 저와 같은 기대를 하게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P.S 국내 정식 개봉일은 오는 2월 17일입니다.  국내개봉은 3월로 연기되었다 합니다. 이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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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3331 [2011.02.09 10:4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어제 저도 강변에서 해피 뉴무비를 통해 봤는데... 대박이더군요!
    나카시마 테츠야 감독의 작품이라 봤는데, 전작들에서 볼 수 있었던 '지나친 밝음'은 찾아볼 수 없지만,
    그래도 감독의 특유의 느낌은 여전했습니다!


    그리고 반전... 대박!!! 많은 생각할거리를 던져준 영화였습니다!
    그의 차기작이 정말 기대되는군요.

  2. BlogIcon 비유랑 [2011.04.12 12:5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사전에 보신 분들의 대호평을 듣고 엄청 기대하며 개봉일을 기다리다 개봉하자마자 튀아가서 봤는데 전 개인적으로 큰 만족은 못느꼈습니다. 역시 엄청나게 평가가 좋아서 많이 기대했던 원작 소설에 대한 감상도 마찬가지였지만요. 일단 저는 이 영화의 내용 자체에 불만이 있어요. 알다시피 이 영화의 원작 소설은 원래 단편으로 나온 작품을 장편 소설로 출간하기 위해 뒤에 살을 더 붙여서 완성되었습니다. 충격과 전률이었던 기존의 단편에 대해 뒤에 붙여진 내용은 사실 사족같은 느낌도 있고 감흥도 크지 않죠. 냉혹하고 잔인한 복수라는 테마를 물고 늘어지더라도 마지막 복수는 역시 시시한데다 이해가 안가는 측면도 있습니다. 최초 단편이 멀쩡한 우리의 일상에 던져주는 충격이었던데 반해 뒤의 내용에서는 하나하나의 인물들에 독특한 캐릭터가 더해지다 보니까 모든 이야기가 현실같지 않고 마지막 복수에서도 별로 공감이 안가죠.

    하지만 원작과 영화가 공유하는 이런 문제점 뿐 아니라 영화 자체에도 마음에 안드는 부분이 있었어요. 특히 원작과 달리 여러 캐릭터들의 이야기를 독립적으로 전개시키지 않고 모두 하나의 내러티브로 합쳐 놓았던데 전 이 효과가 의문스럽니다. 절대 원작보다 나은 선택이었다고 말할수 없는건 물론이고 개별적인 이야기들의 집중도가 떨어진다는 측면에서는 오히려 원작보다 못한 선택같기도 해요. 그리고 이 감독 특유의 감각적인 연출 기교는 언제나 양날의 검이라고 생각합니다. '양날의 검'이라면 면에서는 할리우드의 팀 버튼이나 잭 스나이더보다 훨씬 위험성이 높다고 보고 있고요. 너무 요란한 연출기교들만 반복되다 보니 점점 무뎌지는 감이 있고 이야기나 캐릭터가 연출에 먹히는 느낌도 들더라고요. 고백에서는 평범하고 무난하게 연출된 쇼트가 거의 없었으니까요. 혐오스러운 마츠코의 일생에서는 아예 영화가 뮤지컬인 것처럼 굴고 있었으니 큰 문제는 없었지만..

    하지만 역시 괜찮은 작품이긴 했어요. 감각적인 연출 기교와 파격적인 스토리.. 가치있는 작품임에 틀림없지요. 그리고 개인적으로 이 작품에서는 마음에 드는 캐릭터가 한명도 없는데 반장인 미즈키의 경우 연기한 배우가 너무 예뻐서 자꾸 눈길이 가더군요. 그 배우 팬이 될거 같은 느낌이...

  3. BlogIcon bada [2011.05.10 11:4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원작과 영화를 둘다 본 지인은 그래도 원작이 낫다고 하더군요. 영화는 참 괜찮던데요... 일본 영화나 만화.드라마를 보면 윗분 말씀처럼 일반적이지 않은 캐릭터들이 많이 나온다고 생각은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