므이 (2007)
한국 | 공포 | 93 분 | 개봉 2007.07.25
감독 : 김태경
출연 : 조안(윤희), 차예련(서연), 홍소희(비엣)
국내 등급 : 15세 관람가
*약간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저는 그다지 공포영화를 좋아하지 않습니다. 남자 주제에 겁이 좀 많거든요. 굳이 돈들여 가면서까지 공포감을 느끼고 싶지는 않아서요. 올해 본 공포 영화는 <검은집>과 <므이> 단, 두편입니다. <검은집>은 군대 있을때, 원작소설을 재밌게 봐서 그 기대로 본 영화이고, 이 <므이>는 <라따뚜이> 보러 가는 길에, 이 무더운 중복더위를 피하고자 평소의 저답지 않은 선택으로 고른 영화입니다.
영화는 해외 촬영을 해서 그런지... 뭐랄까, 약간 때깔(?) 안나는 느낌이 좀 듭니다. 해외촬영시에 뭐, 여러 제약조건에 따른 결과겠지요.
영화가 그 때깔로만 승부하는 것은 아니니까. 넘어가겠습니다.
이런 공포 영화류는 대부분 예산이 그렇게 많이 소요되지 않습니다. 그런데 이 영화는 해외 로케이션 촬영을 하다보니 그 쪽으로 돈이 더 많이 나갔겠지요? 그래서 그런지 연기자들을 캐스팅하는데는 그다지 신경 안 쓴듯 보입니다. 영화의 두 주인공부터요. 영화 초반에 두 주인공이 대화를 주고 받는 씬을 보며 '피식'하고 웃음이 나왔습니다. 얼마만에 보는지요. '국어책읽기신공'을. 보는 내내 거슬리더군요. 공포영화답게 비명이라도 잘 질러주냐. 그것도 아니에요. 이거 아니면 저거라도 잘 해야되는데, 둘 다못하니 보는 내내 인상을 찌푸릴 수 밖에요. 그리고 과거 므이의 모습을 재연한 배우들은 그쪽배우들 같은데, 이들도 어색하기는 마찬가집니다. 에휴.. 라고 밖에..
영화의 전체적인 내용도 그렇습니다. 단순히 원귀의 전설의 배경이 '베트남'으로 옮겨간 것 뿐이지, 그다지 특색도 없습니다. '사랑에 배신당한 여자의 원귀'. 우리가 예전에<전설의 고향>에서 지겹도록 봐왔던 부류입니다. 그렇다고 특색이 있느냐, 또 그것도 아닙니다. 나름 로케이션 티내려듯이 보이는 베트남의 모습도 에~ 그.다.지 구요. 거기다가 뜬금없이 등장하는 고승과 그 고승이 제시하는 저주를 푸는 방법. 우리가 봐었던 <전설의 고향> 맞죠? 그 고승을 보고는 저의 탁월한 예지력(응?)에 영화 보는 중 처음으로 공포를 느꼈습니다. 그렇게 이 영화는 내내 예측 가능한 범위를 절대 벗어나지 않습니다.
제일 처음에도 언급했듯이, 전 참 겁이 많습니다. 그런데, 이 영화에서는 그 어떤 공포감도 느낄 수가 없었습니다. 불쑥 등장하는 원귀의 이미지로 공포감을 주려 한건지 모르겠지만, 너도나도 예상하는 부분에서 나오는 그 이미지는 더이상 공포로 다가오지 못합니다. 앞머리를 풀어헤친체, 다리까지 절며 움직이는 '므이'의 이미지는 결국은 다시한번 '사다코'를 채용한 것 밖에는 안되죠.
종합해보건데, 저한테 이 영화는 '므이'의 저주가 아니라 '중복'의 저주로 기억될 듯 합니다. 요즘 한국영화의 위기니 뭐니 아우성인데, 그들 말대로 진짜 위기라면 대체 뭐가 문제인지 부터 알고, 고칠 노력을 하면서 그랬으면 좋겠네요. 매번 애국심에 호소하는 모습은 지겨워요.
[리뷰] 므이 (2007)
2007. 7. 25. 23: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