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Movie/Review

[리뷰] 베오울프 (Beowulf, 2007)

다양한 상영방식

로버트 저메키스 감독의 신작 3D 애니메이션(경계가 불분명하지만, 오스카는 이 작품을 애니메이션으로 분류했습니다.제작자인 스티브 스타키는 이에 반발하고 있지만요.) "베오울프"는 제 개인적으로는 굉장히 특이한 작품으로 기억 될 것 같습니다.. 그 이유는 기존 상영작들과는 다른 다양한 상영방식에 있습니다. "베오울프"는 국내에서 총 5가지 방식으로 상영됩니다.

1) IMAX DMR 3D   2) 리얼D    3) 디지털3D
4) 디지털   5) 일반필름

1~3번 까지의 방식은 3D 상영이고, 4~5번은 2D 상영입니다. "베오울프"는 기존의 2D 상영보다는 전적으로 3D 상영을 위한 영화입니다. 이는 제작자, 스티브 스타키의 말에서도 알 수 있습니다.

"우리는 이 영화를 통해 DVD를 보면서 집에 있는 사람들을 극장으로 불러 모을 것이다!"

이 영화가 3D 상영을 위한 영화라면 3가지의 방식 중 어떤 방식으로 봐야 할까요? 그에 앞서 이 세 가지 상영방식의 차이에 대해 설명드리겠습니다.

출처 :
DVD 프라임

분류 디지털3D Real D Imax3D
영사기 디지털 디지털 아날로그(필름)
영사방식 2대의 영사기 1대의 영사기 1대의 영사기 2개의 렌즈
편광필터 직선형필터 원형필터 직선형필터
밝기 밝음 어두움 밝음
선명도 높음 보통 매우높음
해상도 높음 보통 매우 높음
색감 좋음 낮음 매우 좋음
화면흔들림 없음 미세하게 존재 미세하게 존재
잔상 없음 있음 필름에 따라 존재
플리커링 없음 있음 없음
입체감 안으로 들어가는 공간감 안으로 들어가는 공간감 밖으로 튀어나오는 입체감
입체이미지 양호 양호 매우양호
소스 디지털 one 소스 디지털 one소스 필름2벌
머리아픔 존재 거의 없음 존재(필름에 따라 심함)
스크린 실버(구조변형없음) 실버(구조변형없음) 실버(월투월 호형으로 변형)
프레임 초당 48프레임 48프레임을 3번씩나눔 초당 48프레임
안경 재활용 1회용 재활용
가격 11000원 11000원 14000원

저는 IMAX DMR 3D로 보시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용산CGV에서 IMAX DMR 3D로, 롯데시네마건대관에서 리얼D로 감상했는데, 리얼D의 한계를 명확히 보았습니다.
스크린의 차이가 현격합니다. 롯데시네마건대관만일지도 모르지만, 스크린의 크기가 용산CGV의 가장 작은 관의 스크린보다도 작은 크기입니다. 영화를 보는 시각적 효과에 있어서 가장 큰 작용을 하는 것이 스크린의 크기라고 봤을때, 리얼D의 스크린의 크기는 그 기준에 절대적으로 부적합합니다. 위의 비교표에도 있듯이 밝기도 어두운편이구요. 또한, 리얼D의 사운드 역시 기대에 못 미칩니다. 사운드의 질 뿐만 아니라, 공간감에 있어서도 IMAX DMR 3D에 비해 턱없이 부족함을 느꼈습니다. 롯데시네마 측에서 최초에 리얼D를 런칭하면서 IMAX 3D를 폄하했던 요인이 IMAX 3D를 장시간 감상할 시 올수도 있는 어지럼증, 시각의 변화에 따른 영상의 겹침, 눈의 피로 등이었지만, 이번 "베오울프"의 IMAX DMR 3D의 상영 시 위와 같은 증상은 느끼지 못했습니다.(시각의 변화에 따른 영상의 겹침도 영화상영중에는 잘 느끼지 못했습니다. 크레딧 올라갈때, 한번 몸을 이리저리 움직여보니 글자 같은 경우에 겹침 현상이 보이더군요.) 위와 같은 이유로 IMAX DMR 3D가 "베오울프" 감상을 위한 최고의 상영방식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어차피 일반 상영보다 비싼 3D 상영 가격, 3000원으로 좀 더 나은 감상을 하는게 나을 것 같습니다. 불가피한 경우에야, 리얼D나 디지털3D로 보셔야겠지만요. 최악의 조건이 2D 상영으로 보는 것인데, 이는 이 영화의 절반 밖에 느끼시지 못하는 것입니다.

아이맥스

현시대가 바라는 영웅상의 조명

2002년 9.11 사건 이후 미국인들은 영웅의 존재에 대한 갈망을 품었고, 그러한 영향으로 인해 헐리우드내에서는 영웅주의를 다루거나 직접적인 히어로물들이 많이 등장하게 됩니다.  이전의 영웅에 대해 바라는 방향이 절대적인 힘과 절대선의 고수였다면, 미국의 이라크 전쟁 등 현재의 미국의 대외정책의 찬반논쟁이 격해지면서 그 후는 절대적인 영웅 보다는 때로는 나약하고, 실패하는 등의 인간적인 영웅의 모습을 사람들이 바라게 되었고, 영화 속에서 등장해 인기를 모으게 됩니다. 우리들의 평범한 이웃, '스파이더맨'이 그러했고, 정신적 트라우마를 지닌 다크히어로 '배트맨'이 그러했습니다. 하지만, 절대적인 힘과 선함을 지닌 '슈퍼맨'의 어설픈 고뇌는 기대보다 큰 호응을 이끌어내지 못하면서, 대중들이 바라는 이 시대의 영웅이 모습이 어떠한가를 증명해보입니다. 이러한 요즈음의 영웅의 모습에 오히려 크게 반하는 모습을 보이며 어필한 작품이 있으니, 그것이 바로 "300"입니다. 레오니다스 왕은 전통적 영웅상인 남성적 마초주의의 화신격인 인물로, 그러한 전통적 영웅상이 다시 돌아오는 것이 아니냐 할 정도로의 성공을 이루어냈습니다. 그렇다면 "베오울프"는 어떠할까요? 원작 "베오울프"는 고대 영어로 씌어진 최초의 장시로서 베오울프라는 영웅의 일대기를 그린 작품입니다. 이 작품 속의 베오울프는 전형적인 영웅의 모습입니다. 굳센 힘에, 절대선을 향한 굳은 마음. 영화 "베오울프"는 이러한 원작의 영웅을 다른 모습으로 변주시킵니다. 흠 많고, 나약한 (요즈음의 대세인) 인간적인 영웅으로.

"베오울프"는 개봉 전부터 홍보 방식 등에서 "300"과 유사하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어왔습니다. "베오울프"는 "300"을 철저히 이용하고 있습니다. 강한 힘과 멋진 근육을 자랑하는 베오울프는 레오니다스 왕을 연상시킵니다. 하지만 베오울프는 그런 모습에도 불구하고, 조금더 인간적입니다. 자신의 업적을 허풍을 섞어 크게 부풀린다거나, 전적인 선이 아닌, 악에 힘에 넘어가기도 하는 등. 영화 속에서 베오울프의 대사, "I'm Beowulf!"는 레오니다스 왕의 "This is Spartan!"을 떠올리게 하는데, 이는 당연히 레오니다스 왕의 그 대사를 변형한 것으로, "300"과의 비교를 통해, 베오울프는 그와 다르다. 라는 이 영화의 분명한 명제를 확인시키는 효과를 냅니다.

300 & Beowulf

미국의 현상황에 대한 우화

영화는 베오울프의 나약함을 드러내기 위해, 그리고 원작의 전반부와 후반부로 나뉘는 구조상의 연결을 위해서 물의 마녀를 부각시킵니다. 원작에서의 물의 마녀는 그저 베오울프가 쓰러뜨리는 존재로 나옵니다만, 영화에서는 물의 마녀가 베오울프를 유혹하고, 관계를 맺는 것으로 그려지게 됩니다. 그래서 탄생한 것이 (베오울프의 아들인) 드래곤이라는 이야기이죠. 서구기독교 사회에서 드래곤은 이교도이자 악의 상징으로 묘사되고는 합니다. 베오울프는 자신의 잘못으로 잉태된 이 드래곤을 결국은 자신의 손으로 죽이게 됩니다. 여기서 이런 생각이 가능합니다.

베오울프
타국이 위험에 빠지자, 도우려고 온 베오울프는 미국이라고 봅시다. 결국 베오울프는 흐로스가의 왕국을 위험에서 구해주고, 그 나라의 왕이 됩니다.(원작에서는 자국으로 돌아간 후에 그 곳의 왕이 됩니다.) 그 후, 악의 유혹에 빠져 실수를 하게 되고, 잉태된 악은 50년 후, 베오울프 자신의 왕국을 공격하게 됩니다. 베오울프는 끝내 그 악을 물리친후, 장렬한 최후를 맞게 되구요.

50여년전, 미국과 소련의 동북아에서의 힘겨루기로 인해 우리나라는 남과 북으로 나뉘어졌고, 현재 북한은 미국이 명명한 악의 축 가운데 하나입니다. 또한, 후세인과 빈 라덴이 과거 미국(혹은 부시 가문)과 어떤 관계였는지를 생각해본다면, 이는 더욱더 자명해집니다. 더군다나 후세인은 미국이 죽였으니까요.

또한, 그에 앞서 전설(Legend)이라고 칭송받던 베오울프의 '영웅의 시대는 끝났다.' 라는 말은 전세계의 경찰 역을 맡았던 미국의 역할이 이제 끝에 다달았다는 표현으로 볼 수도 있겠습니다.

영화는 이렇게 현 미국의 대외정책에 따른 현 상황을 우회적으로 풀어놓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이 영화가 그런 미국의 현재의 모습에 대해 비판하고 있는 것 같지는 않습니다. 베오울프란 영웅이 실수를 해서, 악의 씨앗을 틔었지만, 결국은 베오울프 자신이 악을 처치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어쩌면 미국이  만들어 놓은 현재의 상황을 부인하지 말고, 스스로 개선해 나가라는 바람을 보이는 것 같습니다.

의외의 B급 감수성

이 영화를 재밌게 본 이유 중 하나는 이런 (대작 느낌이 나는) 영화에서 예상치 못하게 등장하는 B급 감수성 때문이었습니다. 주인공인 베오울프가 용맹한 영웅임은 사실이이나, 자신의 성과에 과장을 섞어 부풀리는 모습이나, 왕비에 넋이 나간 멍한 표정...거기에 마치 "오스틴 파워"를 연상케 하는 교묘한 주요 부위 가리기에는 웃음까지 납니다. 또한, 그렌델과의 전투에서의 몸이 두동강이 난다거나, 창에 꼬챙이마냥 꽂히는 모습에서는 B급 슬래셔 무비의 느낌까지도 듭니다.

이러한 영화의 느낌이 결정적으로 크게 드러나는 장면이 하나 있습니다. 베오울프는 젊은시절, 그렌델과의 전투에서 그렌델의 왼팔을 잘라내고, 그것을 증표로 삼아 자신의 영웅성을 증명하게 됩니다. 여기서 등장하는 것이 바로 복수-인과응보 입니다. 고대부터 이어져내려는 복수와 죄의 처벌의 가장 기본은 '눈에는 눈, 이에는 이' 입니다. 50년이 지난 후, 베오울프는 스스로 자신의 왼팔을 잘라내고 최후를 맞이하게 됩니다. 분명히 의도한 '눈에는 눈, 이에는 이' 식의 말초적인 복수이자 인과응보의 모습입니다. (참고로, 원작에서는 그렌델이 잃은 팔은 오른팔이고 후에 베오울프가 최후를 맞이할때, 팔을 잃거나 하지는 않습니다.)

남들 다 별로라던 "헬보이"를 (시사회로였지만) 두번이나 보면서 즐거워했고, "스파이더맨"에서 종종 보이던 샘 레이미의 과거의 잔향들을 보면 역시나 즐거워 했던 저에게, "베오울프"의 B급 감성은 큰 재미로 다가왔습니다.

한단계 발전한 CG

"베오울프"가 사람들의 관심을 끌어모은 원인은 무엇보다도 바로 CG일 것입니다. 처음에 언급했던 스티브 스타키의 오스카에 대한 반발도 이런 CG에 대한 자신감에서 바탕으로 한 새로운 장르의 개척이라는 생각때문일 것입니다. 그런 자신감을 증명이라도 하듯이, 인물의 표현은 놀라울 정도입니다. 피부의 질감, 수염 한가닥한가닥, 새로운 기술을 바탕으로 한 눈동자의 움직임. 실제 배우와 똑같은 모습을 CG로 재현해내었습니다. 하지만, 캐릭터의 움직임에서는 부족한 면이 보입니다. 특히, 드래곤과의 싸움 중 다리를 향해 뛰어가는 베오울프의 모습이라던지, 말의 움직임의 어색함은 너무 눈에 띄일 정도였습니다. 또한, 표정이 좀 더 자연스럽기는 하나, 아직 완전히 인간답다라는 느낌을 주지 못합니다. 아직은 CG가 인간을 제대로 표현하기에는 부족한 인상이 듭니다.

베오울프

기대 이상의, 혹은 그보다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이기도 한 CG였지만, 분명한 것은 기술이 현재도 꾸준히 발전하고 있다는 것이고, 그걸 통해 다음 작품에 대한 더 나은 기대를 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2009년 개봉을 목표로 하는 로버트 저메키스의 또다른 3D 애니메이션 "크리스마스 캐롤"에 큰 기대를 걸어봅니다.(추가로, 같은 해에 개봉하는 제임스 카메론 감독의 "아바타"도.)

2007/10/22 - [Movie/News] - "베오울프", 새로운 포스터 공개!
2007/09/11 - [Movie/News] - "베오울프", 첫 TV용 예고편 공개!
2007/08/24 - [Movie/News] - "베오울프"의 새로운 예고편 공개!
2007/08/17 - [Movie/News] - "베오울프" 스틸 사진
2007/08/12 - [Movie/News] - "베오울프" 포스터 공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