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및 원작소설의 스포일러가 다수 존재합니다.
"나는 전설이다"는 전설로 남을 블럭버스터라는 광고로 극장가로 나왔습니다만, 지나친 허풍이 되어버렸습니다. 영화 보기 전부터 예상했던 결과대로 흘러가는 영화라고 할까요. 그가 전설은 전설이되, 그 전설은 아닌.
영화의 초중반은 로버트 네빌의 외로움과 고독을 윌 스미스가 혼자서도 잘 표현해냈습니다. 그런 모습에 더 힘을 실어주는 텅빈 뉴욕의 모습 역시 인상적이었구요. 이런 흐름의 절정은 하나 있던 친구이자 가족이던 샘이 죽은 후입니다. 이 영화에서 그나마 가장 만족했던, 윌 스미스의 감정연기를 볼 수 있던 부분입니다. 축 늘어진 샘과 감정이 복받쳐오르는 네빌. 다음날 찾은 DVD 대여점에서 마네킹을 향한 'Please, say hello to me.'
앞서 말했듯이, 결론 역시 개봉 전부터 예상했던 방향인지라... 어느 정도 준비는 했습니다만 아쉬움을 지울 수 없습니다. 그 결론까지의 과정에서 보이는 지나치게 서두르는 모습 역시 그리 좋은 모습은 아니구요. 원작이 자기도 모르는새 폭력성에 익숙해진, 그들과 다름없어져버린 자신을 발견하는 네빌과 정상은 결국 다수를 위한 개념이라는 철학적 명제를 제시함으로써, '나는 전설이다'라는 마지막 문장에 강한 인상을 남김과 동시에 보는 이에게 충격을 주었다면, 이 영화는 무언가 생각할 것도, 그렇다고 헐리우드 블럭버스터다운 볼거리도 제대로 보여주지 못한고 그저 헐리우드 블럭버스터스러운 엔딩만 남기고는 그렇게 끝나고 맙니다.
영화 "나는 전설이다" 의 전설은 전설이 아닙니다. 오히려, 영화 상영 전 큰 기대 속에 드러난 "다크나이트"가 이 영화의 전설로 보입니다.
P.S ...부엌에서 여자와 아이와 식사할때, 여자가 앉아요 라고 말한후 카메라가 네빌을 비추는 장면. 그때 오른편 찬장에 쌓여있는 컵라면이 신라면 같던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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