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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vie/Review

[리뷰] 나는 전설이다 (I Am Legend, 2007)

*영화 및 원작소설의 스포일러가 다수 존재합니다.

"나는 전설이다"는 전설로 남을 블럭버스터라는 광고로 극장가로 나왔습니다만, 지나친 허풍이 되어버렸습니다. 영화 보기 전부터 예상했던 결과대로 흘러가는 영화라고 할까요. 그가 전설은 전설이되, 그 전설은 아닌.

영화의 초중반은 로버트 네빌의 외로움과 고독을 윌 스미스가 혼자서도 잘 표현해냈습니다. 그런 모습에 더 힘을 실어주는 텅빈 뉴욕의 모습 역시 인상적이었구요. 이런 흐름의 절정은 하나 있던 친구이자 가족이던 샘이 죽은 후입니다. 이 영화에서 그나마 가장 만족했던, 윌 스미스의 감정연기를 볼 수 있던 부분입니다. 축 늘어진 샘과 감정이 복받쳐오르는 네빌. 다음날 찾은 DVD 대여점에서 마네킹을 향한 'Please, say hello to me.'

나는 전설이다
하지만, 이후 영화는 급속도로 무너지기 시작합니다. 드디어 마주하게 된 다른 생존자. 원작에서는 생존자(라고 생각되는)를 발견한, 1000일이나 넘게 혼자 지낸 네빌이 반가움과 의심이 교차하는 자신을 발견하는, 그 모습이 잘 표현되었습니다만 영화에서는 초중반의 혼자라는 현실에서 오는 외로움과 생존자를 찾아 헤메던 기약없는 라디오 방송 등에서 예상할 수 있을 네빌의 반가움이 크게 드러나지 않습니다. 또한, 후반부에 몰려 있는 액션장면은 초중반의 잔잔함을 잊게 하려는 듯이(헐리우드 블럭버스터니까 터트려야지!) 노력은 해봅니다만, 크게 감흥을 주지는 못합니다. 최신 헐리우드 영화라고 생각하기에는 고개를 갸우뚱하게하는 수준이 높지 않은 CG 역시 그에 한몫하구요.

앞서 말했듯이, 결론 역시 개봉 전부터 예상했던 방향인지라... 어느 정도 준비는 했습니다만 아쉬움을 지울 수 없습니다. 그 결론까지의 과정에서 보이는 지나치게 서두르는 모습 역시 그리 좋은 모습은 아니구요. 원작이 자기도 모르는새 폭력성에 익숙해진, 그들과 다름없어져버린 자신을 발견하는 네빌과 정상은 결국 다수를 위한 개념이라는 철학적 명제를 제시함으로써, '나는 전설이다'라는 마지막 문장에 강한 인상을 남김과 동시에 보는 이에게 충격을 주었다면, 이 영화는 무언가 생각할 것도, 그렇다고 헐리우드 블럭버스터다운 볼거리도 제대로 보여주지 못한고 그저 헐리우드 블럭버스터스러운 엔딩만 남기고는 그렇게 끝나고 맙니다.

영화 "나는 전설이다" 의 전설은 전설이 아닙니다. 오히려, 영화 상영 전 큰 기대 속에 드러난 "다크나이트"가 이 영화의 전설로 보입니다.

P.S ...부엌에서 여자와 아이와 식사할때, 여자가 앉아요 라고 말한후 카메라가 네빌을 비추는 장면. 그때 오른편 찬장에 쌓여있는 컵라면이 신라면 같던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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