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잠수종과 나비"는 프랑스 '엘르'의 편집장이던 쟝 도미니크 보비(이하 쟝-도)의 실제 투병 생활과 그 때 그가 쓴 책 "잠수복과 나비"를 영화화한 작품입니다.
프랑스 '엘르'의 편집장인 쟝-도는 어느날 뇌출혈로 쓰러지고, 한참 후에야 병원에서 깨어납니다. 의식을 차린 그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오로지 왼쪽 눈만 깜박이는 일입니다. 카메라는 그런 쟝-도의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봅니다. 그런 무언가 갑갑한 시선은 그가 처한 상황을 체험해보는 느낌을 들게 하며, 그와의 일체감을 들게 합니다. 그가 그안에서 하는 혼자말(세상은 들을 수 없으니)을 들으며 웃는 것은 그런 일체감에서 오는 것입니다. 내가 저 상황이더라도 저럴 것이다 라는.. 그가 던지는 말들과 후에 나오는 회상 장면들을 통해서 그가 밝고, 나름 유머러스한 사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렇기에 지금 그가 지금의 상황에 더욱더 절망적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보는 사람도 그렇구요. 어떤 사람이라도 그런 상황이라면 마찬가지일테지만요. 그는 '대체 이런 모습으로 살아서 뭐하냐고'고 외치며, 차라리 죽음을 바랍니다. 그렇게 그는 스스로 침잠해갑니다. 잠수복 안에 갖혀 움직일 수 없는 그의 상상 속 모습은 그의 신체적인 상태를 반영함과 동시에 그의 정서적 상태도 드러내고 있습니다.
그렇게 삶에 대한 희망을 포기할뻔 한 쟝-도는 언어치료사의 도움과 자신의 상상력에 다가가게 되면서, 마음을 바꾸게 됩니다. 자신의 상상력의 자유로움은 그에게 새로운 삶에 대한 의욕을 돋게 만듭니다. 왼쪽 눈을 깜박거려 알파벳을 하나하나 맞춤으로써, 어렵게나마 세상과 소통하던 그는 책을 쓰기로 결심합니다. 거대하고 단단한 빙벽이 허물어지듯이, 그의 마음은 그렇게 변해가고 상상 속 나비를 떠올리며 그 과정을 통해서 잠수복에서 벗어나 아름답고 자유로운 나비가 되는 자신을 꿈꿉니다. 쟝-도가 상심한체 자기안에 자신을 가둘때의 카메라가 쟝-도의 1인칭 시선이었다면, 자신의 상상력에 대해 깨닫고, 나비를 꿈꾸면서 카메라의 시선은 점차 3인칭 시점도 사용합니다. 여전히 자유롭지 않은 쟝-도지만("몬테크리스토 백작"의 누아르티에와 자신을 동일시여기고, 그래서 여전히 1인칭 시점이 종종 사용되지만), 3인칭 시점의 사용은 그의 마음가짐과 시도을 통해서 그가 자기자신안에만 갖혀있지 않다는 것을 드러냅니다.
영화는 쟝-도의 그런 모습과 쟝-도의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 쟝-도의 상상과 회상들을 찬찬히 보여줍니다. 쟝-도의 아이들과 (쟝-도와 결혼은 안한) 아이들의 엄마 셀린느, 그리고 그의 다른 여인 이네스를 통해서 사랑하는 이의 안쓰러움도 지켜주는 사랑과, 차마 그 모습을 보지 못하고 좋은 모습만 기억하기를 원하는 사랑을 보여주고, 쟝-도의 아버지를 통해서 부정을 느끼게 합니다. 이런 모습들과 그의 상상, 회상을 쟝-도는 계속 구술해나갑니다.
영화는 쟝-도의 온몸이 마비된, 한 연약한 존재의 고되고, 그래서 위대하리만치 힘든 노력과 의지를 통해서 인간 삶의 존엄성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대체 이런 모습으로 살아서 뭐하냐'라고 생각할 상태라도 인간으로서의 현재 삶에는 다 의미가 있고, 그를 통해 찾아낼 수 있는 목표가 있다는 것을 나타냅니다.
어쩌면 무거운 주제일 수 도 있지만, 아니, 당연히 무거운 주제이지만 영화는 쟝-도를 위와 같이 조명하면서 그런 주제를 찬찬히 그리고 깊게 받아들일 수 있게 합니다. 또한, 주연을 맡은 매튜 아말릭의 훌륭한 연기와 그의 주변에 자리한 다른 배우들의 자연스러운 연기도 이에 한 몫을 합니다.
인위적으로 부풀리는 감동이 아닌, 찬찬히 자연스럽게, 그러면서도 크게 번지는 감동을 느낄 수 있는 영화 "잠수종과 나비"입니다.
P.S 시사회를 양도해주신 DP의 원,님께 감사드립니다
P.S2 국내 정식개봉일은 2월 14일인데, 씨네큐브에서는 한 주 먼저인 2월 6일 개봉한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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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아카데미에도 여러부분 노미네이트 되었더군요~
볼까말까 했었는데 씨네큐브가서 꼭 관람해야겠습니다~
강추작입니다^^
'찬찬히 자연스럽게'라는 말이 맞는 것 같아요. 삶을 '찬찬히 자연스럽게' 들여다 보게 하는 것 같아요. 잠수복의 그이든, 나비로 날아가는 그이든 말이죠. 더불어 우리까지도.
내 자신이 삶에 대해 너무 불평만 토로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에 대해서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지금 순간 나는 최선을 다하고 있는가 라고 물어보면 그저 부끄러워지기만 하더군요.
영화를 이끌어가는 시점의 변화를 통해 좀 더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는 영화더군요;
확실히 3인칭과 1인칭이 차이가 가져다주는 현실감과 감정이입의 차이는 틀리더군요^^
자신의 눈을 꿰메는 것을 바라볼 때가 특히 인상적이었습니다^^
장-도미니끄의 긍정적인 태도가 영화 전반을 통해 잘 드러나는 작품이었어요.
저도 그렇게 긍정적으로 열심히 살아야하는데 말이죠^^ 건강한 몸을 가지고도 쉽지가 않네요.
저는 나다에서 영화 봤습니다.
많이 생각하게 만드는 영화였어요 ^^
트랙백 또 걸고 갈께요
원작책을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개강하면 도서관에서 빌려봐야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