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군의 시대는 가고, 사기꾼의 시대가 왔다!’라는 메인헤드카피를 당당히 내세우고 있는 “원스 어폰 어 타임”이지만, 결국 이 영화의 귀결은 독립군의 이야기이고, 일제 치하의 이야기이며, 광복의 이야기입니다. 일제의 잔재를 제대로 처리하지 못한 원죄로 그 시대 배경을 다루는 데에 어려움이 많은 것은 인정하나, 그 배경을 계속 그리고 그저 민족주의 코드로만 남용하는 모습은 볼썽사납습니다. 포스터에서 보이기로는 이 영화는 마치 한국의 “인디아나 존스”, “내셔널 트레져”를 꿈꾸는 듯 합니다. 하지만 위와 같은 이유에 더해, ‘동방의 등불’을 찾아나서고 그에 얽히는 모습들이 위의 영화들 같은 류에서 기대할 수 있는 재미와는 상당히 동떨어져 있기에 실망만 자아냅니다. 이 영화가 제공하는 재미라는 것은 그저 빨간 양말 양정팔스러운 캐릭터의 두 콤비가 주는 사소한 웃음 뿐.
영화 속에서 봉구가 이런 말을 합니다. ‘오까네가 아리마센’이라고. 경제도 어렵고 그러다보니 관객들도 역시 ‘오까네가 아리마센’임에도 설날을 앞두고 있으니 먹힐 거라 생각했는지, 이렇게 시원찮은 코메디로 포장한 시즌용 민족주의 자극성 영화를 통해 관객들 돈 뜯어내려고 생각한 영화계 제작자들은 정말 대가리 박고 ‘스미마셍’ 해야 됩니다. 아, 조금은 덜 박으셔도 되요. 같은 시대를 배경으로 하고, 같은 주에 개봉한 “라듸오 데이즈” 보다야 그나마 작은 웃음이나마 준다는 점에서 조금은 나으니까요.
P.S 역시 영화는 그 감독을 보면 대충 답이 나옵니다.
[리뷰] 원스 어폰 어 타임 (Once Upon A Time, 2008)
2008. 2. 1. 16: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