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Movie/Review

[리뷰] 찰리 윌슨의 전쟁 (Charlie Wilson's War, 2007)

찰리 윌슨의 전쟁
영화 “찰리 윌슨의 전쟁”은 조지 크릴의 베스트셀러 논픽션을 원작으로 한 영화입니다. 원작을 알지 못 하더라도 영화의 시작부터 ‘이 이야기는 실화입니다.’라고 이야기하는 것에서 실존 인물들의 실화를 다룬 영화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영화는 1980년대 소련의 침공으로 힘든 나날을 보내던 아프가니스탄과 그 아프가니스탄을 미국이 비밀리에 지원토록 해 결과적으로 소련을 아프가니스탄에서 몰아내게 한, 냉전 종식의 시작을 알리게 한 찰리 윌슨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이 영화에서는 특히 캐릭터를 부각시키고 있습니다. 주인공 찰리 윌슨(톰 행크스 분)은 방탕한 생활을 즐기는 미국 하원 의원입니다. 그의 사무실은 예쁜 여비서들로 가득하고, 거액을 기부하는 기부자의 이름은 헛갈려도 기부자의 예쁜 딸의 이름은 정확히 기억합니다. 그녀보다 더 구미가 당기는 이가 등장하면 다시 금새 그녀의 이름은 머리 속에 지워지지만요. CIA 요원인 거스트 애브라코토스(필립 셰이무어 호프먼 분)는 영화에서도 나오는 ‘CIA 같지 않은’ 성격과 이민2세라는 태생적 요인으로 CIA 내에서, 그가 계속 완력으로 깨버리기는 하지만, 보이지 않는 유리벽에 부딪히고 있는 인물입니다. 그리고 돈 많고, 섹시한 휴스턴의 반공주의자 조앤 헤링(쥴리아 로버츠 분). 이들과 이들을 연기하는 세 명의 오스카 주연상 수상자들의 연기를 보는 것도 즐거운 일이나, 이 영화에 더 큰 재미를 주는 것은 분명 아론 소킨의 손에서 나온 각본입니다. 아론 소킨은 자신이 썼던 “웨스트윙”과 같은 요소를 이 영화에서 부여했습니다. 일종의 모순에서 오는 재미가 그것입니다. 미국이라는 나라를 움직이는, 완벽해야 할 것 같은 대통령과 그의 참모진들이 각자 인간적인 약점을 지니고 있다는 것. 이 영화 속에서 미국의 대외정책을 크게 변화시킨 인물들 역시 각자의 취약점을 가지고 있다는 점은 일종의 아이러니와 함께 그들 역시 평범한 인간들이라는 동질감을 제공합니다. 평범한 인물들의 큰 이야기. 또한 각종 이권에 개입되고, 정치권에 있는 이들이 행동을 취하는 이유가 각자의 이해타산이 맞았기 때문이라는 것을 드러내는 풍자도 같습니다. 결국은 이때 아프가니스탄에 지원한 자금과 무기가 후에 오사마 빈 라덴이라는 존재를 낳아 총부리가 미국을 향하게 되었다는 것은 가장 큰 모순일 것입니다.
거기에 더해 장황한 대사들로 정치 상황들을 이야기하는 그 특징 역시 이 영화에 그대로 드러나는데, “웨스트윙”보다는 눈이 덜 피로하긴 합니다.

미국 내의 모순을 드러내면서도 ‘그때부터 난 미국을 사랑하게 됐지’ 라는 대사 등을 통해 드러나는 미국에 대한 믿음 등은 사실, 미국 외의 입장에서는 조금은 불편한 모습일수도 있습니다. 결국은 미국이 세상을 바꿨다는 이야기 역시 그렇습니다. 하지만 ‘그때는 좋았지만, 결국에는 죽을 쒔죠.’라는, 영화 마지막 찰리 윌슨의 말을 이용해 그 당시뿐만 아니라 현재의 상황까지 어우르는 풍자 등. 영화 전체에 흐르는 모순과 풍자의 그 재미는 이 영화를 흥미롭게 보이기에 충분토록 합니다.

마지막으로, 기부자의 딸로 짧게 출연하는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의 에밀리 블런트, 찰리 윌슨의 여성 보좌관 보니로 나오는 “마법에 걸린 사랑”의 에이미 아담스는 또 하나의 관심 요건이랄까요.(쿨럭;)

에이미 아담스

P.S 찰리 윌슨의 집무실을 보면 그가 여러 유명 정치 인사들과 찍은 사진을 볼 수 있습니다. “포레스트 검프”가 떠오르더군요.

P.S2 찰리 윌슨의 마약수사를 지휘했던 이가 루돌프 쥴리아니 前 뉴욕 시장이었다는 것도 흥미로운 요소입니다. 하지만, 영화 속에서 몇 번이나 쥴리아니의 이름이 거론되지만, 자막에서는 쏙 빼먹은 것은 아쉬운 점입니다. 히어링이 안되어 자막으로만 봐야해서 놓친 안타까운 부분들이 얼마나 많을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