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래의 문화적 유행 코드는 '과거로의 회귀'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음악과 패션은 '디스코' 세대의 향수를 불러일으키고 영화계의 프랜차이즈물들은 자신들의 기원을 향해 거꾸로 올라갑니다. (그리고 동북아시아의 한 나라는 정치/사회마저 과거로...어라?!)
"배트맨"이 그러했고, "슈퍼맨", "X-맨"이 그 길을 따랐습니다. 500여 편이 넘는 TV 시리즈 에피소드와 10편의 극장판이 만들어진 미국 인기 우주 SF 프랜차이즈물 "스타 트렉" 시리즈도 자신들의 시작점으로 돌아가 '리부팅'을 선언합니다. 시작점으로의 회귀는 일종의 도박이지만, 그 도박이 성공했을 경우 주는 이득은 막대합니다. 위험 요소로는 기존 팬들의 반발이 있을 수 있습니다. 시작점에서 모든 걸 시작하다보니 기존에 쌓아왔던 시리즈의 기반을 흔들어버릴 오류나 급진적인 개혁이 있을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혹여나 이런 일이 발생한다면 팬들은 불만을 느낄 수밖에 없습니다. '리부팅'이 성공했을 경우, 그간의 장시간 이어진 프랜차이즈물로 인해 그 자신이 가지고 있던 각종 피로누적(얽히고 설킨 이야기와 캐릭터, 진부화로 인한 팬들의 외면)을 일시해 해소하며 기존의 팬들 뿐만 아니라 새로운 세대의 팬들 또한 해당 프랜차이즈물로 끌어들일 수 있습니다. 위험 요소와 반대되는 입장으로 아무것도 없었던 처음부터 시작하기에 제약 요소 상에서 여유를 가질 수가 있습니다. (이 영화는 이를 위해서 SF 적인 꼼수(?)를 씁니다.) 이런 도박판에 앉을 선수로 선택된 이가 현재 미국 TV/영화계에서 가장 잘 나가는 인물, J.J. 에이브럼스입니다.
저는 "스타 트렉" 시리즈에서 대해서 자세히 모릅니다. "X-맨"의 사비에 교수로 친숙한 패트릭 스튜어트가 피카드 함장으로 분했던 "스타 트렉"의 몇몇 이미지만 기억에 어렴풋이 남아있을 뿐입니다. 즉, 저는 "스타 트렉"에 관한 일자무식의 자세로 영화를 감상했습니다. 그런 초짜 관객의 입장으로 영화를 봤을 때, J.J. 에이브럼스는 자신이 왜 스타플레이어인지를 너무도 멋지게 드러내보였습니다.
영화는 주인공인 제임스 타이베리우스 커크의 출생부터 시작됩니다. 로물란 족의 네로는 USS 캘빈 호를 공격하고 임시 함장이 된 커크의 아버지 조지는 다른 이들을 구하고자 홀로 함선에 남아 자신을 희생합니다. 그런 아버지의 죽음을 앞두고 우주에 떠있던 구조선에서 제임스 T. 커크가 탄생합니다. 그리고 우주의 다른 쪽 벌칸에서는 인간과 벌칸 족의 혼혈로 그로 인한 정체성의 혼란을 겪는 어린 스팍이 보입니다. 그리고 멀지 않은 훗날 큰 우정을 쌓게 되는 두 주인공이 시간이 흘러 스타플리트에서 만나게 됩니다.
영화를 이끌어가는 두 축인 이 두 명은 말 그대로 다릅니다. 제임스 딘의 그 유명한 '치킨 게임'처럼 절벽을 향해 달리는 차에서 뛰어내리고는 당당히 자신의 이름을 밝히는 제임스 T. 커크는 제임스 딘을 연상시키듯 반항심이 가득하나 그와 더불어 호기로운 청년입니다. 논리를 중시하는 벌칸 족의 피가 흐르고 그 종족의 일원으로 살던 스팍은 만사에 있어 이성적이며 자신의 감정을 드러내지 않으며 침착합니다. 그런 그 둘이 만나니 당연히 서로 대립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 둘의 대립과 화해, 그리고 서로 힘을 합하는 일련의 흐름은 흔히 말하는 버디 무비 속 그것이라 할 수 있으며 묘한 재미를 선사합니다.
초반 오프닝 전투부터 이어지는 스페이스점프, 네로 함선과의 전투, 블랙홀 등 쉴틈없이 이어지는 영화의 액션 신들은 최첨단 CG 등으로 인해서 더욱더 실감날 뿐만 아니라 그로 인해 보는 이들의 시선을 사로잡기에 충분합니다. 이러한 액션 신들은 단순히 그런 눈요기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영화의 흐름이나 전개상에 너무도 잘 녹아들어가 있습니다. 종종 SF 영화에서 보이던 기술적 과시로 인해 그러한 장면들만이 독불장군처럼 홀로 기세등등해 결과적으로 영화의 모양새를 안 좋게 하던 우를 이 영화는 범하지 않고 있습니다.
J.J. 에이브럼스가 새로운 함장이 되어 첫 지휘를 맡은 새로운 "스타 트렉"은 우주를 배경으로 한 SF 영화로서의 오락성의 최고의 정점에 다다라 있으며 그로 인해 "스타 트렉"이라는 거대한 프랜차이즈 물에 새바람을 일으킬만한 충분한 대중성을 확보합니다. 또한 이야기에 잘 녹아든 유머와 흥미로운 캐릭터들의 안정감 있는 분배는 그들이 등장할 앞으로의 시리즈에 대한 기대를 품게 합니다. 혹자들은 '떡밥'의 제왕인 J.J. 에이브럼스가 이번 작품에서는 그런 떡밥신공을 자제했다고들 합니다. 정말 그럴까요? 조금만 멀리 보면 답은 나옵니다. 그는 새로운 프랜차이즈 물에 대한 떡밥으로 이 영화를 관객들에게 내놓았습니다. 보는 이들은 그 순간에야 그것을 인지 못하겠지만, 영화를 보고 나오며 후속작에 대한 기대를 품는 자신들을 본 순간, 아마도 '아차'할 것 입니다. 자신들이 이미 J.J.표 떡밥의 노예가 되었음을.
성공적으로 '리부팅' 한 새로운 "스타 트렉". 이 영화를 보며 혹자들은 이런 생각을 할 수도 있습니다. 2009년 왜 "스타 트렉"인가? 냉전의 그늘 아래서 시작된 오리지널 "스타 트렉". 핵전쟁의 위협이 팽배해 있던 그 때 "스타 트렉"은 몇 백 년 후의 미래에 인류가 인종의 차별은 물론 외계인과 같은 종족의 벽도 허문 체 서로 화합해 신세계를 가로 지를 것이라는, 현재의 불안을 잊게 하는 긍정적인 미래관을 선보입니다. 그리고 20세기를 지나 21세기, "스타 트렉"이 만들어진 미국은 지난 세기 그들이 지배하던 US 헤게모니아의 붕괴를 앞두고 있습니다. 9/11 이후 무리한 대외 정책과 최근의 미국발 경제위기가 그 붕괴를 촉진시켰습니다. 그 불안이 엄습하는 이때에 그들은 새로운 미래에 대한 희망론을 펼칠 이유가 있었고, 그렇기 때문에 선택된 것이 바로 "스타 트렉"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우주, 최후의 미개척지. 이것은 엔터프라이즈호의 항해일지다. 엔터프라이즈호는 임무를 통해 낯설고 새로운 신세계를 탐험하고, 새로운 생명체와 문명을 찾아내며 이전에는 인류가 가보지 못했던 곳까지 과감하게 나아갈 것이다.' TV 시리즈의 오프닝 멘트를 변용했다는 영화의 마지막 이 나레이션은 곧 미국의 프론티어 정신을 상징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스타 트렉"이 그토록 미국인들에게 사랑을 받는 이유가 바로 이에 있을 것입니다. 이 영화의 장점은 단순히 미국인들뿐만 아니라 그 외의 사람들도 즐길 만큼 충분히 매혹적이라는 것입니다. 그것이 또한 그간 헐리우드가 만들어냈고, 만들어내는 영화들의 장점이기도 하고 말입니다.
P.S 잡지를 보니 "스타 워즈" 프리퀄과의 비교를 하던데... "스타 워즈" 프리퀄은 아나킨 스카이워커에게 베이더 경의 가면이 씌워지는 그 순간, 그 하나만으로도 막대한 가치가 있는 겁니다! 'Live long and prosper.'?...흥! 'May the force be with you.'
P.S2 왕십리CGV IMAX관(IMAX DMR 2D)과 씨너스 이수5관(필름)에서 각각 감상했는데, 두 곳 다 사운드에서는 만족을 못 느낀지라, 그런 조건하에서는 왕십리CGV 에서의 IMAX DMR 2D 관람을 권해드립니다. IMAX의 그 위압적인 스크린은 일반 상영관이 넘을 수 없는 사양이니까요.
버라이어티의 보도에 따르면, 파라마운트가 오는 5월 개봉하는 "스타 트렉" 시리즈의 시작에 이어지는 후속편을 준비하고 있다고 합니다.
현재 스튜디오는 이번 "스타 트렉"의 각본을 맡은 로베트로 오씨, 알렉스 쿠츠먼과 함께 "로스트"의 데이몬 린델로프를 작가로 고용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번 영화의 연출을 맡은 J.J. 에이브럼스가 후속작의 제작자로 참여하기는 하지만, 후속편의 연출까지 다시 맡을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습니다.
이번 후속작은 2011년 여름 개봉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합니다.
최근 J.J. 에이브럼스의 제작사인 배드 로봇과 파라마운트는 2013년 까지로 계약을 연장했는데, 그것에는 물론 이 "스타 트렉" 프렌차이즈도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J.J. 에이브럼스가 연출을 맡은 "스타트렉 : 더 비기닝"은 국내에 오는 5월 7일 IMAX DMR 2D 및 일반 상영으로 개봉합니다.
어제, 엔터테인먼트 위클리(이하 EW)의 "스타 트렉" 표지 사진을 소개해드렸는데, 이번에 EW에서 영화의 일부 플롯을 공개해 소개해드립니다.
영화는 연합 함선인 USS 켈빈이 영화 속 주인공 중 한명을 필사적으로 찾는 중인 사악한 로뮬란인 네로(에릭 바나 분)의 공격을 받으며 시작됩니다. 그 후 영화는 극의 중심에 커크(크리스 파인 분)와 스폭(잭커리 퀸토 분)를 위치시키고, 그들의 우정의 시작에 대해 다루며 그들이 어떻게 엔터프라이즈호의 승무원이 되는지를 그립니다. 또한 영화는 오리지널 시리즈 속 엔터프라이즈호 승무원들이 어떻게 모이게 되었는지도 그리게 됩니다 : 맥코이(칼 어반 분), 우후라(조 샐다나 분), 스코티(사이몬 페그 분), 술루(존 조 분), 체코프(안톤 옐친 분). 영화는 지구에서 불칸까지를 배경으로 삼습니다. (오리지널 시리즈에서 스폭 역을 맡았던 레너드 니모이도 등장한다고 하는군요.) 영화의 스토리는 "스타 트렉"을 처음 접하는 이들에게 쉽게 다가갈 수 있는 내용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음흉하게도 원 시리즈의 이야기들을 포함하는데, 불행한 캡틴 스파이크(브루스 그린우드 분) 부터, 술루의 검술, 원작의 'I have been, and always shall be, your friend.' 같은 대사가 그러하다고 합니다. 또한 영화는 야심차게, 원작의 모습을 뒤엎는 모습도 보일 것이라고 합니다. 예를 들면 오프닝 시퀀스는 열성적인 팬들에게 '이단!'이라고 불리울 정도의 비틀기를 보인다고 하는데 이러한 수정주의에 대한 열망이 영화의 포인트라고 하는군요.
....플롯 적으면서도 뭔말인지 모르겠다는..에라이.."스타워즈" 만세!...
J.J. 에이브럼스가 연출을 맡은 "스타 트렉"(Star Trek)의 "스타 트렉"은 2009년 5월 8일 개봉예정입니다.
떡밥의 제왕 J.J.에이브럼스가 연출을 맡은 새 "스타 트랙" 영화, "스타 트랙"(Star Trek)의 개봉일이 연기되었습니다. 처음 계획은 2008년 12월 25일이었으나 2009년 5월 8일로 연기되었는데, 파라마운트의 내부 관계자에 따르면 스튜디오 측에서 12월보다는 5월이 더 많은 흥행을 이끌어낼 것으로 판단해서라고 합니다.
또한, 이 외에도 파라마운트/드림웍스의 영화들의 개봉일이 전체적으로 변동이 있었습니다. 변동사항은 다음과 같습니다.
마틴 스콜세지 연출,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주연의 "살인자들의 섬"(Shutter Island, 데니스 루헤인의 동명 소설이 원작) : 2008년 10월 2일
벤 스틸러의 코메디물 "트로픽 선더"(Tropic Thunder) : 2008년 7월 11일 -> 2008년 8월 15일
데이빈 핀쳐 연출, 브래드 피트 주연의 "벤자민 버튼의 흥미로운 사건"(The Curious Case of Benjamin Button, F.스콧 피츠제럴드의 동명의 소설이 원작) : 2008년 11월 26일 -> 2008년 12월 19일
샘 멘데스 연출, 레오나드리도 디카프리오/케이트 윈슬렛 주연의 "레볼루셔너리 로드"(Revolutionary Road) : Paramount Vantage(파라마운트에서도 약간 예술영화 쪽 작품들의 배급을 맡는 파라마운트의 자회사)에서 배급 예정
르네 젤위거의 호러/스릴러 영화 "케이스 39"(Case 39) : 2008년 8월 22일 - > 2009년 4월 10일
에디 머피의 "노웨어랜드" (Nowhereland) : 2008년 9월 26일 -> 2009년 6월 12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