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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vie/Review

[리뷰] 국가대표 (2009)

국가대표
영화 “국가대표”라는 스키점프라는 종목을 소재로 한 스포츠 영화입니다. 스포츠 영화는 안 된다는 국내 영화계의 오래된 전통(?)을 깨고 “킹콩을 들다”나 이 영화 “국가대표” 그리고 “돌 플레이어”라는 영화까지 줄줄이 대기 중인 것은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의 흥행 성공이 큰 역할을 하지 않았나 생각해봅니다. ("킹콩을 들다" 때도 적었던 이야기의 중복)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이나 “킹콩을 들다” 같이 “국가대표” 역시도 실화를 바탕으로 하고 있습니다. 어디부터 어디까지가 팩트에 기반을 둔 것인지는 잘 모르겠으나 어찌됐든 ‘실화’라는 부분은 단순한 픽션보다는 더 관객의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요소라 할 수 있습니다.

“국가대표”에는 크게는 스키점프 선수 5명이 이야기의 중심에 있습니다. 어린 시절 미국으로 입양되었다 자신의 생모를 찾기 위해 한국을 찾은 전 미국 청소년 알파인 국가대표 차헌태(하정우 분), 청소년 시기 전국대회에서 수상도 했으나 본드를 불어 자격이 박탈 된 최흥철(김동욱 분)과 엄한 아버지에게 잡혀 사는 마재복(최재환 분), 고령의 할머니와 정신지체 장애를 둔 동생 봉구(이재응 분) 때문에 군입대를 피해야 만든 강칠구(김지석 분)이 그들입니다. 해외 입양아, 한국 스키계의 아웃사이더인 이들은 방 코치(성동일 분) 아래 모여 대한민국 스키점프 ‘국가대표’가 됩니다.

영화는 이처럼 각자의 사연이 있는 오합지졸들이 스포츠를 통해 하나가 되고 다가오는 역경을 이겨낸다는 스포츠 영화의 전형적인 공식을 그대로 따르는 듯 합니다. (동계스포츠라는 점에서 “쿨러링”이 떠오르기도 합니다.) 문제는 이 영화가 그 공식을 따라가는 것에만 너무 많은 힘을 쏟았다는 것입니다. “국가대표” 내에는 다양한 캐릭터가 등장하고 그들이 영화의 중심에 놓여져 있지만, 그 캐릭터들만의 매력이나 성격, 그리고 그들 각각의 이야기에 대한 묘사가 너무도 부실합니다. 살아나지 않는 캐릭터성은 결국 이야기의 전개상에서도 그들의 갈등과 그 해결 과정이 너무도 단순하고 급작스럽게 이루어지는 결과로 이어집니다. 스포츠영화의 공식에 맞추기 위해 이리저리 휘둘리는 안쓰러운 모습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영화의 전반적인 연출력도 그에 따라 짜임새 있게 보이지 않는데, 일부 전개 과정에서는 불필요한 도돌이표를 찍으며 필름 재활용을 하는 것과 같은 모습을 보이기도 합니다. 지체되는 전개의 이유가 캐릭터성의 구축도 아닌 상황인지라 그저 의아할 따름입니다. 하지만 그나마 클라이맥스의 스키 점프 경기 장면을 연출은 만족스럽습니다. 스키 점프라는 어쩌면 짧은 순간에 이뤄지는 실제 경기 장면을 상당히 임팩트 있게 스크린 상에 그려내고 있습니다. 다만, 그러한 인상적인 경기장면을 뒤로 하고 그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는 신파는 피할 수 없는 옥의 티입니다. 그것이 관객에게 손쉽게 먹히기 때문이라고 변명할 수도 있겠지만, 한국의 스포츠영화는 스포츠의 감동을 통한 눈물 보다는 신파의 눈물이라는 조금은 이상한 성격으로 규정되고 그대로 반복될 가능성이 크다는 우려가 커집니다.

P.S 오랜만의 감상기네요. 이 영화 본지가 대체 몇 주 전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