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스런 그대
14회 부천국제판타스틱 영화제(이하 PiFan)도 이제 막바지에 다다르고 있습니다. 올해 PiFan은 인도영화의 약진과 여전히 강세인 일본영화들이라고 정의내릴 수 있습니다만 반대로 가장 PiFan 다운, 장르 영화에 대해서는 너무도 인색했다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프로그래머까지 추천작이라고 낚아 버리는...)

그 와중에 "사랑스런 그대"는 그 실망에서 건진 거의 유일한 작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사랑스러운 그대"는 CF 감독 출신인 숀 번의 연출 데뷔작인 호주 영화입니다. 영화의 스토리는 단순합니다. 사고로 아버지를 잃고 실의에 빠져 지내고 있는 브렌트(하비에르 사무엘 분)는 학교에서 존재감없고, 예쁘지 않은 여학생 롤라(로빈 맥리비 분)의 댄스파티 파트너 요청을 거절하게 되고 그것은 곧 불행으로 이어집니다.

영화는 댄스파티에 대한, 섹스에 대한 십대의 욕망과 짝사랑의 소유욕, 정신나간 피의 광기, 그리고 일종의 섹스코메디가 결합되어 있습니다. 전체적으로 보면 영화 "미져리"와 "쏘우" 등의 잔영이 느껴집니다. 댄스파티가 시작되기전 숨고르기를 하던 영화는, 핑크 드레스를 갖춰입고 메이크업을 한 롤라의 모습이 등장하는 순간부터 빠르게 전개 됩니다. 브렌트의 발에 식칼이 꽂혀 피가 흘러내리고, 일반적인 성장통인 마냥 아무렇지도 않게 전기드릴를 사용하는 롤라의 모습은 제목 중 '사랑스런'의 역설적인 의미를 드러냅니다. 영화는 중간중간 캐릭터의 심리나 상황을 설명하는 음악을 삽입하는데, 도식적이긴 하지만 음악 선곡의 탁월함이 눈에 띕니다. 특히 롤라의 테마곡인 케이시 챔버스의 'Not Pretty Enough'가 그러합니다.

감독 숀 번은 영화의 흐름을 전반적으로 잘 통제하면서, 썩 훌륭한, 재미난 호러 영화를 완성시켰습니다. 또한, 영화의 주인공인 하비에르 사무엘과 로빈 맥리비의 연기 역시 인상적입니다. 이 영화를 통해 앞으로 눈여겨 볼 신인감독을 찾게 되지 않았나 생각해봅니다. 올해 PiFan 상영작 중 PiFan에 가장 어울리는 피칠갑 영화 "사랑스런 그대"가 부천에서 상하나 건져가길 기대해봅니다.

P.S 예고편 및 케이시 챔버스의 'Not Pretty Enough' 첨부합니다.





제14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의 부천 초이스: 장편 부문에서 상영될 영화, "고백"의 예고편입니다.

미나토 카나에의 동명의 베스트셀러를 원작으로 하고 있으며, "혐오스러운 마츠코의 일생"의 나카시마 테츠야가 연출, 마츠 다카코가 주연을 맡았습니다.

영화 소개는 PiFan의 소개내용으로 대신합니다.

<봄방학을 앞둔 종업식 날, 딸을 잃은 여고사 모리구치가 교단에서 입을 연다. “내 딸을 죽인 사람이 우리 반에 있습니다.” 2009년 전 일본 베스트셀러 1위인 미나토 카나에의 ‘고백’을 원작으로, <혐오스런 마츠코의 일생>을 만든 천재감독 나카시마 테츠야, 그리고 최고의 여배우 마츠 타카코가 만났다! 현대 사회의 깊은 어둠을 스크린으로 길어 올리는 충격작.>



PiFan

2년만에 다시 부천국제영화제를 보러 갈 수 있게 되었습니다. 여름 휴가를 몽땅 PiFan에 털어넣었지요. 휴가를 잘라써서 10월 부산국제영화제를 갈까도 생각했는데, 그 때는 금요일 연차 쓰고, 금-토-일 다녀오려구요.

이번 PiFan은 예매에 있어서 많은 오점을 남겼습니다. 예정되었던 예매일에 트래픽 과부하로 예매 진행이 안되었고, 그 다음날 정오로 공지되었던 예매 재오픈도 연기되어, 오후 5시에 예매가 재개되었습니다. 거기다 부천시청 좌석, 가/다가 서로 바뀌는 사태까지 발생!(저도 한 편의 영화가 그에 해당 ㅜ_ㅠ)

찝찝한 시작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도 영화는 봐야겠지요 :)

사정상 토요일날부터는 볼 수가 없어서 일요일부터 예매를 했습니다.

7/18 (일)

11:00   포비딜리아
14:00   투 아이즈
17:00   사랑스런 그대
20:00   보이즈 온 더 런


7/19 (월)

14:00   우리 형은 슈퍼 히어로
17:00   사랑의 타이머
20:00   괴물들


7/20 (화)

11:00   해골을 청소해 드립니다.
14:00   클리닉
17:00   다이
20:00   시간을 달리는 소녀


7/21 (수)

11:00   디셈버
14:00   미션! 수영의 여왕
17:00   슈얼리 섬데이
20:00   아카시아


7/22 (목)

11:00   다운 테라스
14:00   히어로
17:00   윈/윈
20:00   이대로 죽을 순 없어


7/23 (금)

11:00   조르단
14:00   더 리즈
17:00   블랙 필드
20:00   비밀의 눈동자


7/24 (토)

11:00   고백

몇몇 놓친 작품들이 아쉽긴한데... 끝까지 지켜봐서 기회되면 Get! 해야겠습니다.
영화들과 함께 달려봅시다!
집오리와 들오리의 코인로커
아, 이 영화를 본지는 한달이 조금 더 넘은 듯 합니다. 올해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서 봤거든요. 그 때는 잠시 잊고 있었는데, 이번주에 어떤 영화가 개봉하나 보다보니 이 영화가 정식 개봉을 하더군요.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하고 있는 작품입니다만 저는 읽어보지를 않았습니다. 영화는 센다이 시로 대학입학을 위해 이사온 시이나가 밥 딜런의 'Blowing in the Wind'를 흥얼대다가 옆 집에 사는 가와사키와 인연을 맺게 되면서 시작합니다. 가와사키는 또다른 이웃인 부탄인 도르지가 여자 친구를 잃은 슬픔으로 집에 틀여박혀 있는데, 그런 그가 대사전을 갇고 싶다고 하니 그것을 가져다 주자고 시이나에게 말합니다. 도르지가 사전을 갖고 싶은 이유는 '집오리'와 '들오리'의 차이를 알고 싶어서라는 말과 함께. 이상한 것은 가와사키는 사는 것이 아닌, 사전을 훔치자고 한다는 것입니다. 타지에 와서 약간 얼얼하고, 순진한 시이나는 그 꼬임에 넘어가 가와사키를 돕습니다. 이 후 학교생활을 하던 시이나는 애완동물가게 주인인 레이코를 알게되고 그녀에게서 가와사키에 대한 이상한 이야기를 듣게 되면서, 점차 가와사키에 대한 의문을 가지게 됩니다. 그렇게 의심이 지속되던 어느날, 시이나는 레이코를 통해서 진실을 알게 됩니다.

"집오리와 들오리의 코인로커"는 단순한 전개가 아니라, 레이코와 가와사키의 말을 통한 서로 상반되는 플래시백을 통해서 이야기를 풀어나갑니다. 서로 엇갈리는 그런 상황들은 보는 이들로 하여금 호기심을 자아내게 하고, 마지막에 가서는 그 각각의 이야기를 통해 얽혀있던 매듭이 모두 말끔히 풀어집니다. 영화는 그렇게 풀어진 진실과 그 과정을 통해서 이야기하고픈 바를 드러냅니다. 복잡한 이야기 속의  '집오리'와 '들오리'의 차이. '외국인'과 '내국인', '외지인'과 '내지인'의 차이, 시이나와 도르지의 입장과 그로 인한 동질성 같은 것이 그것일 것입니다. 일본어를 배워서 다른 일본인들과 같아지고 싶었던, 그래서 사전을 갖고 싶었던, 가와사키가 되고 싶었던 도르지와 (어머니나 다른 이들이 말하던 것처럼) 그 고장 전통의 우설요리를 먹어봐야한다던 시이나는 들오리가 되고 싶었던 집오리의 모습일 것입니다. 타지에서 집오리인 시이나가 역시나 다른 의미의 집오리인 외국인을 외면하던 모습에서 도르지를 알아가는 모습으로의 변화는 그 둘이 신의 목소리라고 칭하는 밥 딜런의 노래를 코인로커에 넣으면서, '신도 눈감아 줄것'이라고 하는 것처럼 어쩌면 집오리와 들오리의 경계 자체 역시 눈감아 주기를 원하는 바람을 드러내는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집오리와 들오리의 코인로커"는 풀어서 보면 단순한 이야기지만, 이야기 전개의 특이성이 그 단순함을 잊고 흥미를 끌게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하지만 양날의 검처럼 장점에는 단점도 존재하는데 그러한 이야기 전개가 영화의 전체적인 의미와 흐름을 손쉽게 이해하기에는 어려움이 따르게 했다는 것으로, 영화의 이야기하는 바가 그 안에 매몰된다는 느낌입니다. 더해서 그러한 복잡한 전개 끝에 나오는 진실이란 결과 자체가 앞에서 끌어오던 궁금중에 비해서는 조금은 초라하다는 것도 말입니다. 어쩌면 이 영화에서는 장점보다는 그러한 단점이 더 크게 드러났던 것 같습니다. (제가 평소 생각하는 일본영화들의 느낌인데, 뭔가 극적인 부분에서의 이펙트가 약하고, 밋밋해진다는 것이랄까요.)

P.S 부천국제영화제에서 나름 화제가 됐던 작품이긴 하지만, 주연배우인 에이타의 GA가 있지 않았다면 당시 그 정도의 반응이 과연 있었을까 하는 의문이 듭니다.

P.S2 영화 속에서 언급되는 '샤론, 마론' 이야기가 우리나라로 치면 '여기 있는 말뚝은 말 멜 말뚝이냐 말 못 멜 말뚝이냐', '경찰성 철창살은 쌍철창살이나 외철창살이냐' 와 비슷한 건가요? 그것만 할 줄알면 일본어 다 할 줄 안다고 영화 속에서 언급되던데..

P.S3 몇년 지난 일이지만  ...'사장님 나빠요'의 블랑카가 불현듯 떠오르던...


선생님은 외계인
"선생님은 외계인"이라는 한국어 제목만 본다면 영화는 왠지 다분히 아동취향의 밝고 명랑한 영화 같습니다. 물론, 초등학교 6학년 아이들이 중심이 된 이야기이긴 하지만 실상 영화는 그렇게 밝고 명량한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영화의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이 영화에는 외계인이 나옵니다. 소설, 영화에서 그리는 외계인은 보통 두 종류로 나누어집니다. 그 분류는 지구인에게 우호적인가, 그러지 않은가로 결정되곤 하는데 이 영화에서의 외계인은 후자입니다. 전쟁만 아는 다른 행성에서 온 영화 속 외계인은 종족의 멸망을 막기 위해서 사랑과 이해를 배우기 위해 지구로 옵니다. 사랑을 배우기 위해 온 존재지만, 그녀는 그 의미를 모르기 때문에 그녀의 행동은 사랑/이해와는 거리가 멉니다. 외계인은 인간의 몸 속에 침투해 울라 함즈라는 이름으로 대리교사인 척을 합니다. 그녀는 학교의 아이들을 보며 사랑과 이해에 대한 것을 배우려고 하지만, 그녀의 강압적인 지도는 아이들에게 의문을 가지게 만듭니다. 제목만 보고 생각한다면 이 외계인과 아이들이 화해하는, 밝고명랑한 사회에 걸맞는 내용이겠지만 실제로는 외계인은 아이들을 납치해 고향별로 가려는 시도를 합니다. 또한 그 와중에 살인마저도 서슴치 않습니다.

영화는 이렇게 외계인과의 갈등을 그리고 있지만 진짜 얘기는 그보다는 칼로 대표되는 아이의 성장담과 아이들과 어른들의 갈등입니다. 칼은 어머니를 불의의 사고로 여의고 아버지, 여동생과 같이 사는 남학생으로 여전히 어머니의 죽음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상담교사도 농락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칼은 후반부에 가서 결국 어머니의 죽음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게 되는데 그 결정적 계기가 되는 것이 바로 이 외계인과의 갈등입니다. 살아가면서의 경험을 통해 아이는 성장하는 것이랄까요. 또한, 앞서 말했듯이 영화에는 아이들과 어른들의 갈등 역시 그리고 있습니다. 아이들은 어른들에게 울라 함즈 선생이 이상하다고, 외계인이라고 까지 말하지만 어른들은 아이들의 말을 믿지 않습니다. 상담교사는 심지어 TV,게임 등이 아이들의 정신세계를 혼란하게 하고, 아이들은 자신들이 믿고 싶어하는 세계를 창조해낸다고 일방적으로 주장하며 아이들을 하나의 완전한 인격체가 아닌 불완전한, 불안정한 존재로 이야기합니다. 울라 함즈에게 항의하러 왔던 학부모들은 그 말을 믿고는 울라 함즈에게 자신들의 생각이 짧았다고 사과하며 오히려 그녀를 더 인정합니다.

2007년 덴마크 최대 흥행작인 영화는 이런 갈등구조를 다루면서도, 유머러스한 상황과 대사들을 통해서 지나치게 무거운 분위기로 가는 것을 방지합니다. 또한 많은 부분에 쓰인 것은 아니지만, 적절한 때에 효과적으로 사용된 CG도 눈여겨볼만 합니다. 약간 매끄럽지 못한 극의 분위기 변화라던가 후반부의 마무리 장면이 좀 뜬근 없는 감이 적잖아 있지만, 다른 의미를 부여하자면 대중적 흥행성이라는 코드가 결코 그 국가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는 흥미로운 영화입니다.
 
P.S 칼의 여동생(대략 초등학교 1~2학년 정도)이 아빠를 두고, '아빠는 요즘 여자를 안 만나요.' 식으로 이야하는 장면이 있습니다. 한국자막으로는 저런 식인데, 영문자막으로는 fuck이 나오는 걸 보곤 순간 흠칫했습니다. 아마 영문자막 쪽이 더 원 의미에 가깝겠지요? 역시 서구쪽은 그런 표현에 있어 자유로운 건가.. 하는 생각이..(단순히 유머러스한 상황을 만들기 위한 의도적 대사일수도 있지만요.)

포르노 오테르
여기에 한 거장 감독이 있습니다. 그의 이름은 아르투로 도밍고. 아르투로는 창의적인 능력이 넘치는 사내였습니다. 평론가들은 그의 작품에 열렬한 헌사를 바쳤고, 팬들은 환호했습니다. 그런 그의 작업에는 자신의 페르소나이자 뮤즈인 프랭크라는 배우가 있었습니다. 둘의 만남은 연속적인 흥행을 기록하지만 아르투로의 야심찬 대작이 스튜디오의 입김에 의해 의도와는 전혀 다르게 편집되고 개봉, 실패함으로써 둘의 관계는 소원해지고 아르투로는 점차 내리막을 걷습니다.

아르투로는 오만했고, 집착이 심했습니다. 그런 그의 성격은 아내와의 사이에도 문제를 발생케 했고, 둘은 헤어집니다. 자신의 회고전에 참석하러 온 아르투로는 그 도시에 살고 있는 예전 아내를 찾아가지만, 이미 돌이킬 수 없는 일. 그는 자신의 실수를 반성합니다. 그 날 아르투로의 실패했던 대작의 디렉터즈 컷이 회고전에서 상영되자 많은 이들은 그 영화에 큰 찬사를 보내고 아르투로는 소원했던 프랭크와의 관계를 회복하고 자신의 새로운 대작의 제작을 꿈꿀 수 있게 됩니다.

제목인 Auteur처럼 이 영화는 한 영화감독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자, 또 다른 이야기를 들려드리겠습니다.

한 아이가 있었습니다. 그는 6살때 부모님의 침대 밑에서 두권의 책을 발견합니다. '허슬러'와 '까이에 뒤 시네마'. 훗날 USC 영화학과에 입학해 감독을 꿈꾸던 그는 같은 학교의 프랭크를 만나게 되고, 둘은 "헤픈 다섯 조카딸"이라는 하드코어 포르노를 찍고는 포르노계에 큰 반향을 일으킵니다. 여기서 그의 이름은 바로 아르투로 도밍고입니다. 그가 그 후 프랭크와 찍은 영화들은 다음과 같습니다."나의 왼 불알", "다이크 클럽", "스내치 아담스" 등. 이런 성공작들로 인해 그는 포르노계의 큐브릭이라는 칭호를 얻습니다. 그 후 그가 야심차게 찍었던 대작이 실패하면서 그는 슬럼프를 겪습니다.(로저 에버트의 프로그램을 패러디한 것이 분명한) 영화평론프로그램에서는 그의 영화들에 대해 축 처진 똘똘이로 평가합니다. 이런 그의 슬럼프를 있게 한, 실패한 대작의 제목은 "풀 메탈 자위"(Full Metal Jackoff). 스튜디오는 아르투로가 원하던 이야기는 너무 동성애적분위기가 강하다고 스튜디오 자의대로 촬영 및 편집을 해버립니다. 그런 스튜디오의 억압이 그에게 큰 스트레스로 다가온 것입니다. 영화에서 계속 언급되고 나중에 제작을 할 수 있게 된 대작의 제목은? "갱뱅스 오브 뉴욕"입니다.

포르노 오테르

영화는 포로노계의 거장 감독이라는 소재와 그로 인해 (일종의) 패러디된 상황만으로도 큰 웃음을 자아냅니다. 그리고 그 속에 있는 실제 영화감독들이 겪어야하는 각종 일들은 또 다른 생각을 하게 됩니다. 스튜디오의 지나친 간섭, 흥행에 따른 비평가와 팬들의 질책, 감독인 자신보다는 자신의 영화에 출연한 배우에게 더 환호하는 팬들 등. 고민에 가득찬 오만한 포르노 영화감독을 능청스럽게 연기해낸 주연 멜릭 말카시안을 보는 즐거움도 있는 "포르노 오테르"는 성기노출이 잦은지라 영화제 형식으로 밖에 국내에 소개될 수 없겠지만, 적어도 킬킬대며 보는 목적으로는 나름 충분한 역할을 하는 영화라 할 수 있습니다.

P.S "갱뱅스 오브 뉴욕"을 두고 아르투로와 프랭크와 갈등을 빚는 부분이 리얼리티를 위해 당시의 사회관습상 할례를 하지 말아야 한다, 안된다 입니다.이게 실제로 어떤 영화의 제작에 얽힌 이야기인지..들어본 것 같아서말입니다. 이러한 내용을 다룬 것이 시트콤 "프렌즈"에서의 한 에피소드에서도 나오는데...

P.S2 어차피 국내에서는 보여질일 없으니, 디렉터즈컷 "풀 메탈 자위"의 내용을 알려드리겠습니다. 전장에서 길을 잃은 6명의 대원들. 그들은 어서 빨리 여자를 찾아 자신들의 욕구를 풀고 싶습니다. 하지만, 그런 그들의 바람과는 달리 며칠째, 그저 헤멜 뿐입니다. 그렇게 지쳐가고 있던 중, 한 대원이 농담삼아 한마디를 던집니다. '서로가 서로를 해주면 어떨까? 게이처럼 그렇게 말고 손으로 말야.' 얼토당토않다고 처음에는 생각했던 대원들이지만, 이내 서로 합의를 하고는(프랭크가 분한 캡틴은 심지어 저 놈의 손은 너무 물렁물렁할 것 같아, 이 놈의 손이 좋아보이는군 이라는 생각을 합니다.) 둥그렇게 모여서는 동시에 서로서로를 손으로 해줍니다. 대단원의 클라이막스는 서로의 얼굴로 쏟아지는 정액들.

P.S3 유명영화 패러디해 성인영화 제목 짓는 것은 우리나라 쪽이 더 센스가 있는 거 같기도..

지난 18일 부천국제판타스틱 영화제 개막작 "바시르와 왈츠를" 부터 시작해서 19일 4편, 20일 4편, 21일 쉬고, 22일 4편씩 봤더니 허리랑 등이 무지 쑤시는군요.

몇 편 더 관심가는 작품이 있긴한데 피로누적으로 인해 이번 부천영화제는 22일까지로 마무리해야 할 듯 해요.

아이고오 허리야아...


미라지맨
영화 "미라지맨"은 칠레에서 온 슈퍼히어로 영화입니다. 슈퍼히어로물이라고 하지만, 영화 속에서도 언급되듯이 주인공 마코는 아이언맨도, 벽을 타는 스파이더맨도, 배트모빌을 모는 백만장자도 아닙니다. 그는 그저 가라데 등으로 단련된 무술유단자로 현실은 나이트클럽 기도입니다. 그가 무술유단자가 된 계기에는 과거의 아픈 기억이 있습니다. 과거 그의 가족은 거리를 걷던 중 강도들의 습격을 당해 부모님은 돌아가시시고 자신은 부상당했으며, 남동생은 강간당해 그 충격으로 정신병원에 입원해 있습니다. 그 이후로 그는 스스로를 단련해나가기 시작한 것입니다.

그러던 어느날, 마코는 집을 터는 강도들을 발견하고 그들을 제압합니다. 마침 그 집은 한 기자의 집이었으며, 그 소식이 뉴스를 타게 되고 그것을 본 마코의 동생이 약간의 회복 기미를 보입니다. 마코는 동생이 보이는 회복증세를 보고 정의실현에 대한 욕구를 느끼게 됩니다. 여타 슈퍼히어로들이 그렇듯 그도 복장을 갖추어야 합니다. 복면, 벨트, 쫄쫄이 등이 그것인데 그는 그것들을 구하는 일반 시장에서 구입합니다. 그렇게 복장을 갖춘 그는 본격적으로 악에 응징을 가하기 시작하는데 소매치기를 쫓아간 마코는 변신을 시도합니다. 마코의 변신은 슈퍼맨처럼 와이셔츠를 젖히며 S마크를 확 드러내는 그것이 전혀 아닌, 쓰레기통 뒤에서의 눈치보며 소심하게 변신하는 모습입니다. 나름 거구인 마코(마코 자러 분)가 쭈그리고 앉아서 낑낑대며 옷을 갈아입는 모습이란... 어쨋든 첫 미션으로 소매치기들을 제압한 마코의 활약상은 이번에도 뉴스를 타게 됩니다. 뉴스 앵커가 마코에게 전하는 말이란 '여성스럽고, 우스꽝스런 복장. 슈퍼히어로께서는 복장을 좀 더 잘 갖추시라'는 지적입니다. 충격을 먹는 마코는 다시 코스튬을 재정비하고(그래도 파란 마스크에서 눈에 검은색 렌즈는 여전히 좀 어설픕니다. 그리고, 그 렌즈가 후에 코믹씬을 연출하기도 합니다.) 다시 정의의 길에 나섭니다.

여기까지에서 느끼실 수 있듯이 "미라지맨"의 영웅은 헐리우드 슈퍼히어로들처럼 기막히게 멋있는 녀석이 아닙니다. 무술에 능하긴 하지만 다분히 평범한 인물입니다. 거기에다가 과묵한, 한 덩치의 마코가 보이는 어설픈 듯한 모습은 웃음을 자아냅니다. 흐름상 여타 다른 슈퍼히어물과의 그것과 다르지 않지만, 주인공의 이런 모습들과 뉴로빈(미라지맨을 도와주겠다고 나서는 평범한, 그리고 우수꽝스러운 인물) 등은 그 아쉬움을 달래줍니다. 주인공을 맡은 마코 자러는 어릴 적부터 가라데, 태권도, 쿵푸 등을 수련한 무술인으로 이소룡을 존경해 이런 영화를 한번쯤 찍어보고 싶었다고 합니다. 영화 속에서 보이는 액션신들은 마코가 와이어나 CG등의 도움없이 실제로 행하는 것들로 거구의 몸에서 나오는 액션은 색다른 느낌을 전해줍니다. 액션에 있어서 타격감이 부족해 보이는 것은 큰 아쉬움으로 남긴 하지만 말입니다.

미라지맨

어쩌면 영화 "미라지맨"에서 느껴지는 흥미란 것은 칠레라는, 그동안 접해보기 힘들었던 나라의 영화를 본다는 것에서 오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헐리우드의 전유물과도 같은 슈퍼히어로물 영화들 틈바구니에서의 조금은 다른 신선함일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래도 실상, 그로 인한 즐거움을 누리는 것도 나름 괜찮아 보이는 것은 분명한 사실입니다.  (이런 국제영화제에서 느낄 수 있는 재미라는게 그런 것 아닐까요.)

P.S 우리나라도 슈퍼히어로물 하나 만들면 어떨까요. 예전엔 '에스퍼맨'도 있었는데...(그렇다고 뭐, 심감독이 나서라는 것은 절대 아님.)

P.S2 감독 어네스토 디아즈 에스피노자에 따르면, 영화는 칠레의 현실을 많이 반영했다고 합니다. 시청률에만 열을 올리는 언론의 모습이나 인신매매 등.

바티스타 수술팀의 영광
영화 "바티스타 수술팀의 영광"은 동명의 인기소설을 원작으로 하고 있습니다. 성공률 60%인 바티스타 수술을 연속적으로 성공해 나가고 있는 도조대학병원의 기류와 그의 수술팀.(바티스타 수술이란, 확장형 심근증을 치료하기 위한 수술 방식 중 하나로 비대해진 심장의 일부분을 잘라 작게 만드는 수술입니다.) 하지만 최근 세번에 걸친 수술 실패로 인해 기류는 직접 조사를 의뢰하고, 부정수호외래(소설 속에서는 환자들 사이에서는 구치외래라고 부르는데, 구치외래는 하소연외래라는 뜻으로 실제 하는 업무와 잘 맞아떨어집니다.) 담당하고 있는 타구치가 그 조사를 맡게 됩니다. 조사에도 불구하고 딱히 문제점을 발견하지 못하고 있을 때, 후생노동성의 조사관인 시라토리가 등장하면서 점차 수술실패의 그 진실에 다가가게 됩니다.

사실 원작소설은 미스테리스릴러 장르로서의 미덕에는 한참 못미치는 작품입니다. 그 원인 중 가장 큰 것은 스릴러로서의 긴장감을 제대로 표현하거나, 유지하지 못한다는 것에 있습니다. 영화는 그래서인지 굳이 스릴러로서의 느낌을 주기 위해 노력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남자였던 타구치를 여자로 바꿉니다. 스릴러 장르에서 일반적인 남녀의 상황을 표현하려는 의도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수도 있지만, 그것보다는 이 영화가 원하는 방향에서 그런 배역의 성변화가 더 필요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그렇다면 이 영화가 원하던 방향은 무엇인가 하면, 바로 전에도 말씀드렸듯이 일반적인 스릴러는 아니고 그보다는 편하게 볼 수 있는 의학소재 드라마라 쪽이 맞을 듯 싶습니다. 일단 편집 쪽에서도 어떤 긴장감을 유발시키려는 의도가 전혀 느껴지지 않으며 그렇기에 실제 범인이 밝혀지고, 그 범인과 관련된 이야기는 최소한의 극을 이끌어나가기 위한 용도로만 사용됩니다. 영화는 전체적으로 유머에 더욱 치중하는 편이며, 그렇기에 엉뚱한 시라토리(아베 히로시 분)에 순진해보이는 타케우치 유코를 짝으로 붙이는 것은 그 의도에 크게 부합합니다.

스릴러장르로서의 기대를 품은 분들이라면 다분히 실망하실테지만 유머러스한 의학드라마 한편 보신다고 생각하신다면 즐겁게 보실 수 있는 영화로, 원작도 그렇고 영화도 그렇고 가볍다는 생각이 듭니다.

스마일리 페이스
"무서운 영화" 시리즈의 히로인 안나 패리스가 주연을 맡은 "스마일리 페이스"는 한 대마초중독자의 운나쁜(?) 하루를 그리고 있습니다. 제인(안나 패리스 분)은 대학에서 경제학을 전공했으나 현재는 거의 백수(얼마 전에 맥주CF를 찍기는 한..)로, 유일한 낙이라고는 집에서 대마초 피우며 환각에 빠져 지내는 것입니다. 평소 때와 같이 하루를 보내던 제인은 대마초 피는 것을 안좋아하는 하는 룸메이트가 만든 아주 특별한 컵케이크를 먹게 되는데 그로 인해 그녀의 하루는 이상하게 꼬여만 갑니다.

영화는 전체적으로 안나 패리스의 원맨쇼입니다. 하루종일 마약에 취해 갖은 소동을 벌이는 그녀의 모습이 영화의 전체를 차지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무서운 영화" 시리즈에서도 얼빵(?)한 배역을 소화해내었던지라 마약에 취해 헤롱되는 제인도 적적할게 소화해내고 있습니다. 또한, 영화에는 "O.C"의 아담 브로디, "오피스"의 존 크래신스키, "해롤드와 쿠마"의 존 조 등이 조연으로 출연해 눈길을 끕니다.

"스마일리 페이스"는 마약에 취한 제인의 행동을 통한 웃음과 더불어 일종의 아이러니를 통해서 웃음을 자아내는데, 경제학을 전공을 했으며 마르크스주의를 혐오하던 제인이 우연찮게 '공산당 선언'을 손에 넣게되면서 벌어지는 일들이 그것입니다. 마르크스주의는 혐오하지만 '공산당 선언'은 당연히 돈이 되는지라 그녀는 그것을 팔아 자신의 어긋난 하루 일과를 끼어맞추려 합니다. 하지만, 그녀를 쫓는 사람들로 인해 제인은 도망을 치고 그 과정에서 들린 소세지공장에서는 느닷없이 노조를 만들러왔다고 하며 공장작업반장에게 자본계급이 노동자 프롤레타리아 계급을 착취하고 있다는 식으로 마약에 취한 환상 속에서 일장 연설을 합니다. 영화의 마지막에서도 이같은 흐름은 이어지는데, 놀이기구 꼭대기에서 제인이 뿌린 공산당 선언은 산산히 흩어져서 지금까지 영화에서 거쳐갔던 인물들에게 가게되면서 분배가 이루어집니다.

...이렇게 적어놓아서 '와, 재미겠구나.' 할 수도 있지만, 사실 웃음이란 점에서는 썩 좋은 편은 아닙니다. 제인이 벌이는 일련의 행동들은 초반 얼마간을 지나면 웃음의 유효성이 다할만큼 다분히 반복적인 인상이 강하고, 영화에서 흐르는 블랙코메디적 기운도 사실상 그리 크게 다가오지 않기때문입니다. 그저 안나 패리스의 헌신적인 원맨쇼가 빛을 바란 것이 안타까울뿐입니다.
에이블 데인저
데이브 허먼 감독의 영화 데뷔작인 "에이블 데인저"는 통제된 언론에 의해 역사가 조작된다는 음모론 관련 책의 저자이자 카페 주인인 톰 플린과 그가 진실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음모를 다룬 영화입니다. 영화는 전체적으로 흑백톤인데, 컬러가 등장하는 부분은 TV 속 방송분과 톰 플린이 보는 환상 혹은 상상에서 뿐입니다. 컬러가 쓰인 TV의 영상은 톰이 지은 책의 내용과도 연결지을 수 있는데 조작된 이야기가 많은 대중에게 전파되는 TV는 익숙한 컬러로, 그리고 진짜 진실인 톰이 겪는 이야기는 흑백으로 보이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런 의도적인 흑백모드는 이 영화가 차용하고 있는 고전 헐리우드 느와르적 성격을 드러내는데 더 그 목적이 있어보입니다.

이 영화의 전체적인 이야기는 꼭 집어 말하자면 "말타의 매"와 그것과 같습니다. 사건을 의뢰한 여성, 그리고 주인공 대신 증인을 만나러 갔다가 살해당한 동료, 범인으로 오해받는 주인공, 사건을 의뢰한 여성의 정체의 미스테리함 등등. 이러한 장르적 공식에 현실의 음모론을 접합시킨 것입니다. 얼마전에도 이와 비슷한 영화가 있었습니다. 바로 "브릭"인데요, "브릭"은 고전 헐리우드 느와르의 장치를 고등학교라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배경에 위치시킴으로써 의외의 재미를 유발시킨 작품이었습니다.

하지만 "에이블 데인저"는 장르적 장치들을 그저 음모론적 이야기에 얹어만놓았을뿐, 크게 특색있는 모습을 보이지 못합니다. 단순히 그러한 장치들을 나열해 나가는 모습은 긴장감을 유지하거나 극적 흥미를 불러들이기에는 매우 미흡하며, 후반부로 갈 수록 이야기를 마무리하기 위해 조바심이 난듯한 모습을 보입니다. 고전 장르와 현시대 이야기의 조합이라는 그다지 신선치 않은 구조에, 또한 영화의 이야기 조차 특별할 것 없이 실망스러운 작품입니다.
에이타

전 그냥 예매한건데, 난리더군요. 당일현장판매분도 금방 동나고 말이죠. 이유는 이 GA 때문이었습니다. 주연을 맡은 에이타가 내한해 GA에 참석했거든요.

...뭐, 저야 에이타라는 배우를 아예 모르는지라, 그냥 그런갑다 했는데 이거 분위기는 에이타 팬클럽 창단식 분위기. (대략 90%가 여성분이었던 듯.)  그렇다보니 무대인사도 아니고 나름 영화제 GA인데 관객 질문에서 전화번호를 물어보지를 않나, 나름 진지하게 영화 속 캐릭터에 대한 연기에 대한 질문에는 '오~'하는 소리가 나오고...

뭐, 위에도 언급했습니다만 팬클럽 창단식 분위기였으니...내일도 GA가 있던데 느낌상 비슷한 분위기일듯 하네요.

P.S 진행(?)을 맡으신 권용민 프로그래머님한테 작년 가을학기에 "한국영화사" 강의를 들었던 기억이..

바시르와 왈츠를
스물 여섯마리의 광기로 가득찬 개들이 거리를 휩씁니다. 그런 모습에 두려워하는 사람들. 하지만 개들의 목표는 그들이 아닙니다. 창가에서 자신을 노리는 개들을 바라보는 한 사내. 사내는 감독인 아리 폴먼의 친구이고, 오프닝은 그 친구가 꾸고 있는 악몽입니다.

아리 폴먼은 친구와의 대화로 자신 역시 참전했던 20년 전의 레바논 전쟁에 대한 기억이 하나의 이미지 외에는 전혀 기억나지 않는 것을 알게되고 그에 놀라워합니다. 그리고 그 이미지의 정체에 대해 궁금해합니다. 영화 "바시르와 왈츠를"은 감독 아리 폴먼이 그 이미지, 잊혀진 자신의 기억을 찾아가는 과정을 다룬 다큐멘터리입니다. 그리고 애니메이션입니다. 다큐멘터리를 애니메이션을 만든 이유는 인터뷰어들이 자신들이 직접 화면에 등장하는 것을 꺼려했기 때문입니다. 애니메이션이라는 다큐멘터리와는 어울리지 않는 표현방식을 통해서 영화는 오히려 주제를 더욱 효과적으로 표현해내게 됩니다.

"바시르와 왈츠를"은 기억과 진실, 망각을 다룬 영화입니다. 즉, 인간의 내면심리를 다루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인간 내면의 기억과 환상을 표현해내기에는 실사보다는 애니메이션이 더욱 유용했을 것입니다. 감독 자신은 레바논 전쟁에서 자신과 같이 복무했던 주변인들을 찾아나서고 그들의 이야기를 듣습니다. 그런 과정에서 그는 점차 기억의 조각들을 하나씩 맞춰나가기 시작하고 하나의 진실에 다다릅니다.

전쟁은 아이러니입니다. 전장의 일상적인 평온 뒤에는 총알 하나에 지옥으로 변할 수 있다는 진실이 숨겨져있고 그럴 이유가 없음에도 산 자가 죽은 자 앞에서 죄책감을 느껴야 합니다. 또한 살기 위한, 적들을 향한 총부림의 모습에 우아한 선율을 덧씌우면 아름다운 왈츠를 추는 모습으로 비춰지고, 그것을 지켜보는 이들은 관객이 됩니다. 살육의 행위와 예술이 묘하게 동일시되는 아이러니. 그리고 그러한 전쟁은 인간내면의 아이러니까지 들춰냅니다. 인간의 기억은 진실을 말하지 않습니다. 아리 폴먼의 또다른 친구가 제시해준 예처럼 어떤 사건에 대해 자신에게 즐거울 일이라면 인간은 없었던 일조차도 스스로 조작해 있었던 일로 기억해냅니다. 그리고 그 반대도 가능합니다. 또 다른 친구의 말처럼 '샤브라-샤틸라' 학살에서 아리 폴먼이 조명탄을 쐈는지, 조명탄을 쏘는 것을 바라만 봤는지는 중요치 않습니다. 슬픔에 빠진 팔레스타인 여성을 아리 폴먼이 마주하는 순간, 그 죄의식은 레바논 내전에서 그가 했던 모든 것을 망각이라는 이름으로 감쌌을테니까 말입니다. 애니메이션으로 보여지던 영화가 바로 그 부분에서 실사 화면으로 바뀝니다. 소리내어 우는 여성들, 그리고 처참하게 쌓여있는 시체들, 심지어 아이들까지도. 실사로 전환되는 부분에서 더이상 영화는 아리 폴먼 자신의 이야기만을 하고 있지 않습니다. 아리 폴먼의 이야기는 이스라엘 전체로 확장되고 전쟁의 참혹성을 드러냄과 동시에 망각이라는 이름으로 자신들을 정당화시키고 있는 지금의 이스라엘을 강하게 비판하고 있습니다.

울부짖는 팔레스타인 여성의 모습과 클로즈업되어 보이는 아이의 시신은 더없이 무거운, 강도 높은 비판입니다.

P.S 칸영화제 상영당시 유대계 기자들은 냉랭한 침묵으로 일관한체 퇴장했고, 비유대계기자들은 큰 환호와 찬사를 보냈다고 합니다.

P.S2 들려오는 소식으로는 국내에서도 개봉할 것으로 보인다고 합니다. 이번 피판에서 못 보시는 분들은 조금만 기다려주세요.
오늘 개막작 "바시르와 왈츠를"로 문을 연 제12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의 식전 레드카펫 행사에서 몇장 담아봤습니다.

올해의 피판 레이디인 유진양.


유진


호러영화 "고死: 피의 중간고사"로 영화데뷔를 앞둔 씨야의 남규리 양. (부천국제영화제에서 상영됩니다.)

01234

역시 "
고死: 피의 중간고사"로 영화데뷔를 앞둔 윤정희 씨.

0123

이번 영화제 트레일러에서 여주인공으로 등장한 김효선 씨.

김효선

....다른 분들도 오셨지만... 관심없었...;;;;;

오는 18일 개막하는 제12회 부천국제판타스틱 영화제에서 제가 예매한 영화들입니다.

바시르와 왈츠를
7월 18일 18:00 (개막작)

바시르와 왈츠를 Waltz with Bashir

감독 : 아리 폴먼
국가 : Israel/France/Germany
제작년도 : 2007년
상영시간 : 85분
카테고리 : Feature/Ani
프리미어 : Asian Premiere




스마일리 페이스
7월 19일 14:00

스마일리 페이스 Smiley Face

감독 : 그렉 애러키
국가 : USA
제작년도 : 2007년
상영시간 : 85분
카테고리 : Feature/Fiction
프리미어 : Asian Premiere




집오리와 들오리의 코인로커
7월 19일 17:00

집오리와 들오리의 코인로커 The Foreign Duck, the Native Duck and God in a Coin

감독 : 나카무라 요시히로
국가 : Japan
제작년도 : 2007년
상영시간 : 110분
카테고리 : Feature/Fiction
프리미어 : Korean Premiere



제불찰씨 이야기
7월 20일 11:00

제불찰씨 이야기 The story of Mr.Sorry

감독 : 곽인근 류지나 김일현 이은미 이혜영
국가 : Korea
제작년도 : 2008년
상영시간 : 64분
카테고리 : Feature/Ani
프리미어 : World Premiere




바티스타 수술팀의 영광
7월 20일 14:00

바티스타 수술팀의 영광 The Glorious Team Batista

감독 : 나카무라 요시히로
국가 : Japan
제작년도 : 2008년
상영시간 : 128분
카테고리 Feature/Fiction
프리미어 Korean Premiere



미라지 맨
7월 20일 17:00

미라지 맨 Mirageman

감독 : 어네스토 디아즈 에스피노자
국가 : Chile/USA
제작년도 : 2007년
상영시간 : 90분
카테고리 : Feature/Fiction
프리미어 : Asian Premiere




트랜스 시베리아
7월 20일 20:00

트랜스 시베리아 Transsiberian

감독 : 브래드 앤더슨
국가 : Spain/Germany/Lithuania/UK
제작년도 : 2007년
상영시간 : 115분
카테고리 : Feature/Fiction
프리미어 : Korean Premiere




선생님은 외계인
7월 22일 11:00

선생님은 외계인 The Substitute

감독 : 올레 보르네달
국가 : Denmark
제작년도 : 2007년
상영시간 : 93분
카테고리 : Feature
프리미어 : Asian Premiere




프로젝트 더블
7월 22일 14:00

프로젝트 더블 Project Two

감독 : 길예르모 그로이자드
국가 : Spain
제작년도 : 2008년
상영시간 : 90분
카테고리 : Feature/Fiction
프리미어 : International Premiere




네거티브 해피 체인 쏘우
7월 22일 17:00

네거티브 해피 체인 쏘우 Negative Happy Chainsaw Edge

감독 : 키타무라 타쿠지
국가 : Japan
제작년도 : 2007년
상영시간 : 104분
카테고리 : Feature/Fiction
프리미어 : Korean Premiere



포르노 오테르
7월 22일 20:00

포르노 오테르 The Auteur

감독 : 제임스 웨스트비
국가 : USA
제작년도 : 2008년
상영시간 : 80분
카테고리 : Feature/Fiction
프리미어 : Korean Premiere




개인 취향상 고어물을 꺼리는지라, 이 정도로 예매했네요. 일단 19일날 "에어블 데인저"와 "세비지 그레이스"는 온라인 매진이라, 현장판매로 구하려고 하고, 23일 "나오코"를 볼까 고민중입니다.(..이것도 온라인 매진이라 현장판매분을...)

이렇게 저의 이번 여름은 부천에서~ 랍니다.

"머시니시트"의 브래드 앤더슨 감독의 신작, "트랜스 시베리아"(Transsiberian)의 예고편 및 영상이 공개되었습니다. 영화는 다음과 같은 내용을 다루고 있습니다.

중국과 러시아의 광활한 대륙을 횡단하는 시베리아 횡단열차. 미국에서 온 커플 로이와 제시는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 열차에 탑승한다. 그곳에서 여행을 즐기는 또 다른 커플을 만나지만 그들의 숨겨진 이면이 드러나면서 기차여행은 곧 사기와 살인이 난무하는 소름끼치는 재앙으로 변한다.

예고편


클립1

우디 해럴슨, 에두아르도 노리에가, 토마스 크레슈만, 벤 킹슬리 등의 낯익은 얼굴들을 볼 수 있는 "트랜스 시베리아"는 북미에서는 오는 7월 18일 개봉하며, 국내에서는 18일부터 열리는 제12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서 첫 선을 보입니다. (저는 이미 예매했다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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