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곳저곳 게시판이나 관련 글들을 보다보니 공통적으로 궁금함을 느끼시는 것들이 있어서 대충 제 나름대로의 생각들을 정리해보았습니다. 개인의 생각인지라 다른 분들과는 다르게 생각하는 부분이 물론 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그냥 이런 생각도 있다라고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영화에 대한 스포일러가 무지막지하게 등장하므로, 사뿐히 접어놓겠습니다.
Q1 : 하비 덴트가 투페이스화 된 후에 그렇게 행동하는게 이해안되요.
A : 하비 덴트가 투페이스가 되어서 벌어진 일의 큰 동기는 사랑을 잃은, 모든 것을 잃은 분노에 더해서 자기 나름의 정의의 실현(사랑하던 이의 죽음에 대한 복수가 원인이 된 것에서 알 수 있듯이 배트맨과 그 시작은 같습니다. 선과 악의 경계에 대한 부분이 여기서 나오지요.) 및 고든에 대한 원망 등 여러가지가 얽힌 복합적 결과물입니다.
하비 덴트과 자신과 레이첼을 납치했던 형사와 말로니에게 들른 후 최종적으로 고든과 그의 가족에게 총부리를 겨눈 이유는 이 비극이 고든의 계획 중에 일어난 일이기 때문입니다. "배트맨 비긴즈"에서 보시면 아시겠지만, 고든은 하비 덴트와는 조금 다릅니다. 고든은 부패한 경찰에 대해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지만(그의 파트너도 뇌물을 받아먹고 심지어 팔코네를 돕죠.) 덴트는 말그대로 청렴하고 강경한 검사입니다. 영화 개봉전 진행된 바이럴 마케팅 상에서 덴트가 내사과에 있을때의 조사와 처리로 인해 그 고든의 "배트맨 비긴즈"에서의 파트너가 짤린 것으로 나옵니다. 초반의 둘 사이의 그 어색함은 그로 인한 것이기도 하구요.(덴트 : 나는 그쪽의 팀을 믿지 않아요. 고든 : 내사과 있을때 안 건드려본 형사가 없지 않습니까?) 뭐, 본 이야기로 돌아와서 고든의 그런 생각이 이런 비극을 만들었다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덴트가 말로니에게 문제는 조커가 아니라 미친 개를 풀어놓은 당신이라고 하는 것처럼, 덴트에게는 역시나 조커가 문제가 아니라 고든이 문제라고 생각하는 것이지요. 덴트의 그런 생각에 불을 붙여 그를 허물어지게 만들고 계획의 틈새를 비집은건 조커지만요.
Q2 : 하비 덴트는 죽었나요?
A : 예, 죽었습니다. '죽어서 영웅이 되던가, 끝까지 살아남아 악당이 되던가.' 라는 하비의 말을 떠올린다면 답은 간단합니다. 하비 덴트는 죽어서 추앙받는 진정한 영웅이 되었지만, 살아남은 배트맨은 오해를 뒤집어쓴체 이제는 사회에서 지탄받는 대상이 되겠지요. 혹, 살았는데 대중에게 진실을 은폐하기 위해 아캄정신병원 같은 곳에 가뒀을지도 모른다라는 말이 있는데, 개인적으로는 심한 억측같습니다.
Q3 : 영화에서 보니까 하비 덴트가 하비일때 던지는 동전은 앞뒤가 같은 것 같은데요?
A : 예, 맞습니다. 처음에 법정에서 심문 누가 할지 정하려고 던지는 동전&레이첼에게 주는 동전은 그가 말하는 '행운의 동전'으로 앞면만 있는 동전입니다. 후에 레이첼이 동전을 받을때 뒤집어보며 그가 법원에서 했던 말을 곱씹습니다. '운은 스스로 만든다.' 정신병자 잡아다가 동전 던질때도 그러한데, 배트맨이 나타나기 전까지는 정신병자였던 것을 몰랐으므로, 동전을 계속 던져서 그 녀석을 불안해 떨게해 폭로하게 하려고 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투페이스 화 이후에는 한쪽 면이 불탄지라 행운의 동전에 앞뒤가 나뉜 것이구요.운은 스스로 만든다는 행운의 동전이었다가 조커가 의도한대로 카오스(동전을 던지는 순간 카오스지요. 앞뒤가 어떨지 모르니..)를 만드는 동전이 된것이지요.
Q4 : 조커가 이야기한 자신의 과거는 무엇인가요?
A : 상상 혹은 거짓입니다. 코믹스 중 하나인 "킬링 조크"(히스 레저가 조커의 캐릭터를 연구하기 위해 참조했던 코믹스들 중 하나.)에서 조커가 이런 말을 합니다. '어떤 기억이 떠오르는 군. 그와 다른 어떤 것도. 내가 과거로 돌아갈 수 있다면, 다양하게 선택을 할 수 있겠지.' 코믹스에서도 확실하게 조커의 과거, 탄생에 대해 명확하게 방점을 찍고 있지는 않습니다.
이번 작품에서도 크리스토퍼 놀란이 조커 캐릭터에 의도한 것이 그의 과거, 기원은 전혀 존재하지 않게 하겠다는 것이었습니다. 조커가 영화 속에서 스스로 묻고 답하는 질문도 이에 근거합니다. 영화 상에서는 조커의 어떤 과거도 등장하지 않습니다.
Q5 : 조커는 죽었나요?
A : 영화상에서는 묘사되지 않아서 여러말이 나올테지만, 죽지 않았다가 정답 같습니다. 배트맨과 조커는 서로가 서로를 완성하는 존재니까요. 아마도 아캄정신병원에 수감되었을 것으로 보입니다.
Q6 : 이 영화는 정치적으로 보수적인, 미국을 옹호하는 영화인가요?
A : 아닙니다. 물론 슈퍼히어로물이라는게, 다분히 그런 색을 띄는 것이 보편적이긴 하나, 이 영화는 아닙니다. 최근의 '월스트리트지'나 일부 분들이 핸드폰을 통한 감청 등을 두고 이러한 말씀을 하시지만, 그 하나만 두고 영화를 거꾸로 읽고 계시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영화에서 중요한 건 그 감청이라는 하나의 사건이 아니라 그러한 극단적인 수단(알프레드가 버마에서 산적을 잡기 위해 숲을 태운것처럼)까지 강구하고 나서 배트맨에게 남은 것은 무엇이었는지 입니다. 배트맨은 조커가 만들려 한 하나의 비극은 막았지만, 조커 말마따나 '최후의 비밀 병기' 하비 투페이스가 남았습니다. 그리고, 그 결과는 다 아시니까요. 배트맨이 과연 일반적인 의미를 승리를 거두었나요?
이 영화를 두고, 마이클 케인은 '"슈퍼맨"은 미국인이 자신들의 미국을 바라보는 모습이고, "배트맨"은 미국을 제외한 세계에서 미국을 바라보는 모습'이라고 의견을 피력한 것도 하나의 예로 들수 있습니다.
마이클 케인이 맡았던 알프레드는 영화 속에서 브루스 웨인에게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주인님 선을 넘지 마십시오.' 그러자 웨인이 답합니다. '배트맨에게 넘지 못할 선이란 없어요.' 후에 웨인이 고뇌하자 알프레드가 말합니다.'주인님께서 먼저 선을 넘으셨습니다.'
또한, 이러한 모습은 조커가 배트맨에게 하는 대사에서도 찾을 수 있습니다. '네가 모든 걸 영원히 바꿔놨어.' '너랑 노는게 재밌어. 네가 나를 완벽하게 만들지.' '우리 같은 방을 쓰자. 같이 세상을 미치게 만들어보자구.' 배트맨이란 존재가 있기에, 그에 걸맞는 조커라는 악당이 나타난 것입니다.
크리스토퍼 놀란은 이렇게 이야기 했습니다. '배트맨은 조커보다 더한 악당이다.'
굳이 이 영화를 현실정치와 엮어서 보면, 미국우월/옹호주의의 보수적인 위치보다는 그와 반대에 위치하고 있다는 것이 더 가까워보입니다.
Q7 : 왜 이 영화를 두고 꼭 IMAX에서 봐야 한다고 하나요?
A : 앞서 일단 IMAX가 무엇인지에 대한것 이 필요할 듯 싶네요. 관련해서 좋은 글이 있어서 소개해드립니다.
DP 영게의 ★ISAAC★님의 글입니다.
한국의 IMAX DMR을 돌이켜 보다
디지털, IMAX, 필름, 사운드, 배급 Q&A
그간 극영화에서의 IMAX는 15/70mm의 실제 IMAX 카메라를 이용한 것이 아니라, 35mm의 일반카메로 찍은 후 디지털로의 재작업을 통한 블로업을 한 IMAX DMR 이었습니다. 그에 반해 이번 "다크나이트"는 극영화 최로로 IMAX 카메라를 통해 촬영한 영화입니다. 전체 분량은 아니고 크게 4개의 시퀀스(초반 오프닝, 홍콩장면, 하비덴트를 태운 방탄차와 조커의 차량/ 텀블러&배트포드 추격씬, 마지막 결투)와 몇몇 장면에 IMAX 카메라로의 촬영이 이루어졌습니다. 그 외의 장면은 일반 카메라로 찍은후 기존처럼 블로우업 처리한 것이구요. 그렇다보니 IMAX로 관람시 영화의 화면비가 계속 변하는 것을 보실 수 있습니다. IMAX로 찍은 장면이 보여주는 해상도와 그 큰 스크린에서 보여지는 영상을 통한 압도감. 놀란이 지난 수년간 바라오던 자신의 꿈을 처음 실현한 것이 이 영화입니다. 그러니 가능하시다면 당연히 IMAX로 보시는 것이 좋겠지요^^ 아, 물론 국내 IMAX 스크린이 IMAX에 준하는 크기의 스크린 크기가 아닌 것은 아쉽지만요. (영국이던가에서 보신분 글을 보니 스크린크기가 어마어마하더군요.)
대략 이 정도인데 다른 궁금증이나 의견이 있으시면 댓글로 달아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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