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지.아이.조 : 전쟁의 서막"(이하 지 아이 조)는 올여름 헐리우드 블럭버스터 중 가장 실망스러운 영화로 생각됩니다.
하스브로의 유명한 완구를 기반으로 한 "지 아이 조"는 근미래를 그 배경으로 하고 있습니다. 영화는 신무기를 운반하던 듀크(채닝 테이텀 분)가 정체모를 일당들에게 습격을 당하며 시작합니다. 그 일을 계기로 듀크와 동료는 '지 아이 조'라는 조직에 대해 알게 되고 신무기를 악당들에게 빼앗긴 후, '지 아이 조'의 일원이 되어 세계 평화를 위협하는 악당들을 상대하게 됩니다.
내용은 말그대로 초간단합니다. 전형적인 헐리우드 팝콘 무비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닌 컨셉의 영화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다만 그 컨셉의 정도가 너무도 시대에 뒤떨어진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어차피 이런 영화에서 스토리야 기대하는 것이 부끄럽지만 이 영화는 그 정도가 너무합니다. 기본적인 배경의 설명 역시 과감하게 생략하고 들어가는 영화는 간단하게 획일화한 선과 악의 구분을 통해 영화의 갈등 구조를 유지합니다. 그러한 갈등 속에 각각의 편에 여러 명의 캐릭터가 등장하지만, 그 캐릭터들이 뚜렷한 족적을 남기는 것도 없이 영화 상에서 희미한 잔영만을 남길 뿐입니다. 이 캐릭터의 매력을 효과적으로 드러내는 것이 영화의 재미나 구성면에 있어서도 큰 도전이었을텐데, 결국은 실패로 돌아간 것입니다. 아니, 영화를 보노라면 애초에 그럴 생각이 아예 없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가뜩이나 위태위태한 스토리라인 속에 캐릭터들의 매력 조차 제대로 펼쳐보이지 못하면서 영화는 나락의 구렁텅이를 향해 한발한발 내딛어 갑니다. 그리고 가장 최악은 뒤늦게 설명하는 배경을 통해서 되지도 않는 반전을 시도하려고 한다는 것입니다. 서기 2009년에 이런 식의 진행을 해 나가는 배짱이 가히 놀랍기 까지 합니다. 반전을 시도함에 있어서는 그 이전 영화의 흐름에 있어서 충분한 배경을 깔고 그것을 바탕으로 뒤짚기를 시도하는 것이 기본일진데 이 영화는 그저 순간의 충격을 주고자 아무런 준비없이 그저 말일뿐인 '반전'을 보여줍니다. 이 반전의 충격은 놀라움이 아니라 황당함과 허망함의 충격입니다.
같은 하스브로의 완구를 바탕으로 영화화된 "트랜스포머" 시리즈의 경우, 어차피 유치한 이야기라는 점에서는 동일할지 모르나 그 이야기를 그럴싸하게 포장하고 최소한 거부감은 없게 풀어놨습니다. (물론 2편은 1편에 비해 못하지만.) 그리고 자신이 가진 단점을 압도적인 시각적인 효과로 완전히 감싸안았습니다. 하지만 "지 아이 조"는 나름 힘을 기울였을 CG까지 유치함이 더해져 이야기의 단점을 커버하지 못합니다. 액션신의 효과나 연출 역시도 이 영화만의 특색있는 모습이 아니라 어디에서인가 본 것 같은 모습으로 새로울 것이 전혀 없는 모습을 보이며, 후반부의 클라이막스 전투 장면은 마지막의 강한 한 방이 아니라 오히려 맥없는 자포자기의 수준을 보입니다.
개봉 직전, 영화가 형편 없어 테스트 시사 후 감독인 스티븐 소머즈가 해고되었다는 악성 루머가 돌기도 했습니다. 영화의 본편을 보고난 후에는 그 루머가 '악성'이 아니라 진짜가 아닐까 하는 의구심마저 듭니다. 이 영화, 그 정도입니다.
픽사의 소속원들은 모두 천재일꺼라느니, 픽사네들은 대체 뭘 먹고 살길래 이런 영화들을 계속 만들어내냐라는 뻔한 소리는 하지 않겠습니다. 픽사는 역시 픽사니까 말입니다.
영화의 초반부에서 모두가 거침없이 호평을 말하는 장면은 두말할 필요없이 칼과 엘리의 결혼부터 노년까지 이어지는 몽타주일 것입니다. 단 몇 장면만으로 칼과 엘리의 이야기와 칼이 홀로 고독하게 고집불통의 노인이 되는 모습을 그리고 있는 이 장면은 결혼 생활의 행복과 그 안에서의 시련, 그 시련의 극복, 그리고 배우자와 사별하는 아픔을 아무런 대사도 없이 그려내고 있는데, '넌 말이 없어 참 좋아.' 라는 이 몽타주 직전의 엘리의 대사가 불현듯 떠오르면서 픽사의 전작 "월-E"가 자연스레 떠오르기까지 합니다. 픽사가 원하는 그 것. 굳이 대사가 없이도 모두가 이해할 수 있는 그런 영화를 만들겠다는 목표가 드러난다고 할 수도 있겠습니다. 다른 방향으로 보자면 칼과 엘리의 몽타주와 비슷한 장면은 "토이 스토리2"에서도 찾아볼 수가 있습니다. 사라 맥라클란의 "When She Loved Me"가 흘러나오는 가운데 그려지는 제시의 이야기가 그 것입니다. 두 장면의 공통점은 보는 이의 가슴을 더없이 아련하게 만든다는 것입니다.
"업"에서 가장 주목받는 것은 아마도 수만개의 헬륨가스 풍선을 달고 하늘로 떠오르는 집이라는 만화적 상상력일 것입니다. 총천연색의 풍선들이 모습을 드러내고 공중으로 집이 두둥실 떠오르는 장면은 가히 장관이라고 할 만합니다. 이러한 칼의 여행길의 시작 이전에 주목할 만한 부분은 그의 집과 그 주변입니다. 노년의 칼을 소개하는 장면에서 칼의 집은 재개발이 한창인 공사장의 가운데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노년의 칼 자체가 괴팍한, 자신의 집에서 은거하는 노인이라는 설정을 위함도 있지만, 개발과 그 개발 속에서도 자신의 소중한 것을 지키는 칼의 모습은 불연듯 무언가를 떠올리게 합니다. 무엇을 위한 것인지도 모를 거대한 개발 앞에서 우리 주변의 수많은 추억이 깃든 장소와 물건, 누군가의 소중한 기억들이 어떻게 산산조각이 났는지는 우리는 알면서도 모른체하며 그저 수수방관해 오고 있습니다. 칼에게는 결국 양로원으로의 종용이라는 형태로 그의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것을 포기하라는 압력이 들어오게 됩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현실에서는 칼이 자신의 집을 지킬 방도는 없습니다. 그래서 빌려온 것이 바로 수만개의 풍선, 그리고 그것을 이용한 집 띄우기라는 만화적 상상력입니다. 현실에서는 절대 이뤄질 수 없는 일이기에 말도 안되는 만화적 상상력이 동원이 되는 것입니다. 냉험한 현실의 벽을 크게 느낄 수록 풍선을 달고 하늘을 나는 집에 열광하게 됩니다.
만화적 상상력으로 두둥실 떠오른 집은 결국은 '중력'이라는 현실의 장애물이 제거된 결과물입니다. 하지만 영화 속의 집은 일정 높이에서 부유합니다. 중력이 적용되지 않는 이 풍선 단 집을 지상으로 당기고 있는 것은 과연 무엇일까요? 칼이 모험을 떠나기로 결심한 원인은 그의 사별한 아내 엘리의 소원입니다. 삶을 마무리하고 저 멀리 갈 ('Up' to Heaven) 칼을 이 세상에 붙드는 것은 파라다이스 폭포에 본부를 짓고 싶어했던 엘리의 소원, 그리고 그것을 이뤄주고자 하는 칼의 인생에서의 마지막이라고 할 수 있는 바람입니다.
하지만, 파라다이스 폭포를 향한 모험을 거듭해갈 수록 칼의 목표는 그에게 (그리고 같이 동행하는 러셀과 더그, 케빈에게까지) 시련으로 다가오게 됩니다. 그것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장면은 케빈의 집 바로 코 앞에서 석양이 지는 가운데 쓸쓸히 홀로 공중에 뜬 집을 끌고 가는 칼의 모습입니다. 아내의 소원을 들어준다는 그의 어찌보면 낭만적인 꿈의 실현이 전혀 다른 방향으로 변모하는 모습입니다. 그토록 갈망하던 소원을 이루었지만, 칼의 마음은 그 것이 끝이 아님을 알게 됩니다. '이제는 당신의 모험을 찾으세요.' 라는 엘리의 마지막 말이 기폭제가 되어 칼은 진짜 그의 모험을 향해 나아갑니다.
찰리 먼츠의 '모험의 정신' 호에서의 대결 중에 칼은 스스로의 결정으로 집(엘리, 그리고 엘리의 꿈)를 내려놓게 됩니다. 이제는 스스로의 모험을 찾기 위해. 그제서야 집은 중력의 힘을 받아 지상으로, 아래로 내려갑니다. 칼은 엘리를 떠나보냈지만 새로운 삶의 이유를 얻습니다. 러셀과 더그입니다. 영화 중간에 비춰지던 러셀의 가정사를 통해 드러난 러셀의 빈자리를 채워주는 것이 칼의 또다른 삶의 이유이자 목표입니다. 그리고 더그의 새로운 주인의 역할도 칼의 몫입니다. '모험'이 가져다 준 End가 아닌 And의 삶입니다. 영화의 마지막에서 그들이 '모험의 정신' 호 아래에서 이야기를 주고 받는 장면을 통해 다시 한번 영화는 삶에서 (그것이 물리적이든, 정신적이든) 모험의 가치를 드러냅니다. '모험의 정신'이 있다면 끝이란 없다고 말입니다.
"업"을 통해 다시 한번 증명해보였지만 흥미로운 이야기와 주제를 풀어나가는 화법, 아름다운 화면들. 픽사는 두말 할 필요없이 거장입니다.
"업"을 통해 보이는 것은 "인크레더블" 이후 픽사의 확실한 행보입니다. "인크레더블" 이후 픽사는 애니메이션이라는 장르의 전통적 타겟층이던 아이들보다는 어른들을 위한 영화를 만들고 있습니다. 물론 아이들도 즐길만한 장면과 캐릭터가 있긴 하지만 영화의 주제는 어른들에게 더욱 할 말이 많습니다. 이러한 픽사의 변화가 앞으로 어떻게 진행될지 모르겠지만, 픽사의 팬인 어른으로써 왠지 더 만족스러운 것은 어쩔 수 없을 것입니다.
픽사의 최초 3D 상영 방식의 애니메이션인 "업"은 기존의 3D 상영 방식의 영화들이 추구하던 방향과는 조금 다른 모습을 보입니다. 기존 3D 상영 방식의 영화들이 3D라는 시각적인 효과를 보이려고(흔히 홍보 사진에 나오는 사람을 덮칠 듯이 튀어나오는 공룡 같은) 부단히 노력했다면, 픽사의 이 "업"은 그보다는 3D를 통한 자연스러운 입체감과 원근감을 표현하는 것을 그 목표로 삼고 있는 듯합니다. 3D 상영의 효과가 홍보상의 그것과는 격차가 심하다는 점에서, 그리고 영화의 전체적인 모습으로 봤을 때, 픽사의 이런 모습은 최선의 방법이었다 생각하게 됩니다.
국내 상영본은 3D 디지털 자막이 없던지라, 일반 상영 자막과 3D 디지털 더빙을 모두 보았는데, 더빙이 그리 크게 이질감이 들지 않는 괜찮은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칼의 목소리를 연기한 이순재 씨는 그간의 이미지와 더불어 목소리까지 칼이라는 캐릭터에 훌륭하게 동화되는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다만 정작 가장 중요한 부분 중 하나인 마지막 엘리의 메시지가 더빙 판에서는 따로 나레이션으로 흘러나오거나 하지를 않아서 일종의 옥의 티로 남았습니다.
더빙판도 만족스럽긴 하지만, 그래도 최고는 3D 디지털 자막인데, 이번 "업"도 그렇고 국내 극장가에서 약세를 면치 못하는 픽사 영화이기에 이런 불편함은 어쩔 수 없이 계속 감수해야 할 듯 해 너무 안타깝습니다.
영화 “국가대표”라는 스키점프라는 종목을 소재로 한 스포츠 영화입니다. 스포츠 영화는 안 된다는 국내 영화계의 오래된 전통(?)을 깨고 “킹콩을 들다”나 이 영화 “국가대표” 그리고 “돌 플레이어”라는 영화까지 줄줄이 대기 중인 것은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의 흥행 성공이 큰 역할을 하지 않았나 생각해봅니다. ("킹콩을 들다" 때도 적었던 이야기의 중복)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이나 “킹콩을 들다” 같이 “국가대표” 역시도 실화를 바탕으로 하고 있습니다. 어디부터 어디까지가 팩트에 기반을 둔 것인지는 잘 모르겠으나 어찌됐든 ‘실화’라는 부분은 단순한 픽션보다는 더 관객의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요소라 할 수 있습니다.
“국가대표”에는 크게는 스키점프 선수 5명이 이야기의 중심에 있습니다. 어린 시절 미국으로 입양되었다 자신의 생모를 찾기 위해 한국을 찾은 전 미국 청소년 알파인 국가대표 차헌태(하정우 분), 청소년 시기 전국대회에서 수상도 했으나 본드를 불어 자격이 박탈 된 최흥철(김동욱 분)과 엄한 아버지에게 잡혀 사는 마재복(최재환 분), 고령의 할머니와 정신지체 장애를 둔 동생 봉구(이재응 분) 때문에 군입대를 피해야 만든 강칠구(김지석 분)이 그들입니다. 해외 입양아, 한국 스키계의 아웃사이더인 이들은 방 코치(성동일 분) 아래 모여 대한민국 스키점프 ‘국가대표’가 됩니다.
영화는 이처럼 각자의 사연이 있는 오합지졸들이 스포츠를 통해 하나가 되고 다가오는 역경을 이겨낸다는 스포츠 영화의 전형적인 공식을 그대로 따르는 듯 합니다. (동계스포츠라는 점에서 “쿨러링”이 떠오르기도 합니다.) 문제는 이 영화가 그 공식을 따라가는 것에만 너무 많은 힘을 쏟았다는 것입니다. “국가대표” 내에는 다양한 캐릭터가 등장하고 그들이 영화의 중심에 놓여져 있지만, 그 캐릭터들만의 매력이나 성격, 그리고 그들 각각의 이야기에 대한 묘사가 너무도 부실합니다. 살아나지 않는 캐릭터성은 결국 이야기의 전개상에서도 그들의 갈등과 그 해결 과정이 너무도 단순하고 급작스럽게 이루어지는 결과로 이어집니다. 스포츠영화의 공식에 맞추기 위해 이리저리 휘둘리는 안쓰러운 모습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영화의 전반적인 연출력도 그에 따라 짜임새 있게 보이지 않는데, 일부 전개 과정에서는 불필요한 도돌이표를 찍으며 필름 재활용을 하는 것과 같은 모습을 보이기도 합니다. 지체되는 전개의 이유가 캐릭터성의 구축도 아닌 상황인지라 그저 의아할 따름입니다. 하지만 그나마 클라이맥스의 스키 점프 경기 장면을 연출은 만족스럽습니다. 스키 점프라는 어쩌면 짧은 순간에 이뤄지는 실제 경기 장면을 상당히 임팩트 있게 스크린 상에 그려내고 있습니다. 다만, 그러한 인상적인 경기장면을 뒤로 하고 그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는 신파는 피할 수 없는 옥의 티입니다. 그것이 관객에게 손쉽게 먹히기 때문이라고 변명할 수도 있겠지만, 한국의 스포츠영화는 스포츠의 감동을 통한 눈물 보다는 신파의 눈물이라는 조금은 이상한 성격으로 규정되고 그대로 반복될 가능성이 크다는 우려가 커집니다.
"다크 나이트"의 크리스토퍼 놀란이 각본 및 연출을 맡고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주연을 맡은 SF 영화 "인셉션"(Inception)의 첫 티저 예고편이 공개되었습니다.
"인셉션"은 워너의 빅푸시로 2억불의 제작비가 들어가는 블럭버스터 물이라는 것, 그리고 '마음의 구조'를 다룬다는 것 외에는 아직까지는 그다지 자세한 정보가 알려지지 않고 있습니다. 알음알음 전해지는 바로는 영화에는 사람의 마음/정신으로 들어가는 기술이 등장하고,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맡은 역할이 그의 팀과 함께 사람의 마음/정신으로 들어가 기억을 빼내거나 만들어낸다고 합니다.
IMDB 상에서는 CEO 타입의 인물이 공갈협박 사건에 연루된다는 내용이라고만 짤막하게 나와있어 어떤 내용일지 더욱 궁금증을 자아냅니다.
"인셉션"은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외에도 화려한 캐스팅을 자랑합니다. 엘렌 페이지, 마리온 꼬틸라르, 조셉 고든-레빗, 그리고 놀란표 "배트맨" 프랜차이즈를 함께한 마이클 케인, 킬리언 머피, 와타나베 켄이 출연합니다.
"인셉션"은 북미기준 2010년 7월 16일 개봉예정입니다.
P.S 잠들기 전에 슬쩍 포스팅합니다^^ 다음주 정도면 숨이 트일 것 같습니다. 블로깅 하고 파요~
"국가대표" - "업" - "지. 아이. 조: 전쟁의 서막", "불신지옥", "퍼블릭 에너미" 등을 보고 감상기라도 포스팅했어야 하는데 시간이 없어서 리뷰 포스팅은 커녕 블로깅 자체를 거의 못했네요.
조만간 위 영화들을 포함해 감상기를 몰아서 포스팅 하겠습니다^^
이번 포스팅은 우연히 본 장쯔이에 대한 사진입니다. 어제 낮에 인사동에 갈 일 있어 걷다가 사람들이 몰려있고, 밴이 서있길래 뭔가 하고 기다려봤는데, 장쯔이가 나오더군요. 소지섭과 같이 찍은 "소피의 연애 매뉴얼" 이란 영화 홍보차 방한 중 방송국과의 인터뷰가 있던 것 같았습니다.
어떻게 보면 “해운대”는 영리한 영화입니다. 막대한 CG를 쏟아 붓는 헐리우드 블록버스터와 같은 외양을 갖기 위해서는 제작비가 턱없이 부족합니다. 그래서 영화는 초중반까지는 드라마를 구축하고, 막판에 메가 쓰나미를 등장시킵니다. 제한된 제작비에서 가장 효과적인 방법을 찾은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다만 구상은 좋았으나, 효과적인 방향으로의 실현은 요원했을 뿐입니다.
윤제균 감독은 반복해서 ‘한국형’ 재난 영화를 외쳐왔습니다. 그것은 영화의 홍보에도 이어졌는데, 과연 그 ‘한국형’이란 무엇일까요? 윤제균 감독의 말들을 보면 가장 두드러지는 것은 헐리우드의 영웅주의를 그 기준으로 둔 것 같습니다. 거기에 덧붙이자면 그러한 영웅주의를 배제한 이야기가 있는 영화를 말하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헐리우드’와 대비되는 ‘한국형’이라는 말을 붙이는 것은 불만입니다. 차이점을 전혀 내세울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이 영화가 내세웠던 기치는 롤랜드 에머리히의 “투머로우”를 넘어서겠다 였지만, 그리고 “투머로우”와의 비교를 해보자는 뉘앙스였지만 “투머로우”는 “해운대”와 같은 카테고리로 묶여서 비교를 하기에는 핀트가 좀 어긋난 재난 영화입니다.(CG를 통한 비교로 발전된 기술력을 과시할 용도도 물론 있겠지만.) 재난영화 라는 장르가 같을지야 모르겠지만 그 구조 등은 다른 영화라 오히려 더 비슷합니다. 그런 영화들이 이미 헐리우드에 있으니 또 그와는 다른 색다른 것도 없으니 '한국형'이라는 이름을 붙이기보다는 '한국 배경' 재난영화라는 표현이 더 맞습니다. “해운대”는 “괴물” 같은 (모두가 인지하는 공통의) 장르적 속성에서의 일탈을 꾀한 영화가 아니라 그저 장르 안에 안주하는 영화로 보고 싶은 면만 본 ‘헐리우드식’ 재난 영화와의 비교를 꾀한 영화입니다. 엄밀히 말하면 “해운대”의 비교대상은 “투머로우”가 아니라 “타이타닉”입니다. (안타깝게도 이쪽은 더욱 더 넘사벽) ‘한국형’이라는 유니크한 타이틀을 내세우는 것은 그저 말장난입니다.
“해운대”는 해운대 토박이 만식(설경구 분)-연희(하지원 분) 커플, 해운대 해양구조대원 형식(이민기 분)- 삼수생 희미(강예원 분) 커플, 지질학자 김휘(박중훈 분)- 이혼한 아내 유진(엄정화 분)의 세 커플을 주요 등장인물로 등장시키며 이야기를 전개시킵니다. 이 드라마의 구성 및 전개는 전형적인 윤제균 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가 구사하는 유머와 그의 캐릭터들, 그리고 전작 “1번가의 기적”에서 쏠쏠히 재미를 봤던 아이를 활용하는 모습도 보입니다. 윤제균 감독이 주장하는 ‘헐리우드식’ 과의 차이를 위해서 영화는 재난을 경험하게 될 일련의 소시민들을 등장시키는 것으로 보이는데 그 과정에서 윤제균 식이 주는 재미(와 그에 따른 역기능도)는 분명하나 드라마를 이끌어가는 구심점을 찾아볼 수가 없습니다. 분리된 세 커플이 서로 나눠가지는 주목도와 분산된 이야기는 ‘쓰나미’를 향하는 영화의 흐름에 가속도를 붙이지 못합니다. 정작 이야기에 신경을 쓰겠노라고 했지만 클리셰라고 정의할 수 있는 인물이나 상황같은 요소들이 노출되고 구태의연한 흐름으로 인해 정작 차별화를 두는데 실패합니다. 말그대로 전형성을 답보하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전형성의 답보, 그 구태의연한 상황이 배우들을 어떻게 망치는지 보여줍니다.) 또한 재난이라는 상황 중에 그리고 그 이후에도 불쑥 끼어드는 개그 코드는 고조된 감정을 흩뜨립니다.
오히려 이 영화에서 눈에 띄는 것은 우려했던 CG가 그런 우려와는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것입니다. 물론, 엄청난 자본이 투입되는 헐리우드의 CG의 질과 비교하는 것은 무리이지만, 표현하고자 하는 바, 그리고 그것을 통해 관객에게 주고 싶었던 느낌을 방해없이 전달할 만큼의 퀄리티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또한 확연히 구분되는 드라마와 CG 등장 재난씬이라는 영화의 전개 구분이 큰 단점으로 작용하지만 반대로 CG의 압박감이 짓누르는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는 효과도 있습니다.
분명 만족스러운 영화는 아니지만, 첫술에 배부를 수 없다는 마음을 갖고 몇몇 보였던 장점들을 파악하고 살린다면 좁게 국한된 한국영화의 장르 개발에 도움은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그게 위안이 된다면 말입니다.
딱히 애정이 없는 시리즈에 대해서 이러쿵저러쿵 말하는 것은 참 불편합니다. 요만큼의 애정이라도 있어야 좋은 소리를 하든 싫은 소리를 하든 제 개인적으로 재미가 있을텐데 말이죠.
예, 평소 제 블로그를 자주 접하시는 분들이라면 제가 이 "해리포터" 시리즈를 '그냥 극장에 걸리는 영화니까' 본다는 것은 아실 것입니다. 저는 원작소설이든 그것을 스크린으로 옮긴 영화든 이 시리즈 자체에 재미를 못 느끼고 있거든요. 이 시리즈를 보러 극장으로 걸음을 옮기는 것은 능동적이 아니라 다분히 수동적인 느낌이라(이런 영화는 이 시리즈가 유일할 듯) 그것도 불편함의 요소 중 하나입니다.
이번 "해리포터와 혼혈왕자"는 전작 "해리포터와 불사조 기사단"에 이어서 일부 장면을 IMAX DMR 3D로 볼 수 있습니다. 전작이 끄트머리에서 3D 안경을 사용했다면, 이번 영화는 영화의 오프닝 및 초반 일부가 3D로 상영됩니다. 전작에서 시간은 흘렀지만 여전히 이 영화의 3D 상영은 별 이펙트가 없습니다. 내가 고작(!) 이걸 보자고 조조임에도 달랑 천원 할인되는 IMAX DMR 3D 버전을 봤단 말인가 하는 탄식이 절로 나옵니다.
영화는 마지막 대단원을 향하기 위한, 그 대단원으로 가는 길의 디딤돌 역할을 합니다. 그 역할을 위해 영화는 전작보다 한층 어두워졌고 미스테리적 요소도 한층 강화되었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이 영화가 단순히 그 디딤돌 역할일 뿐이기 때문에 시리즈 전체로서라면 몰라도 이 영화 한편으로만 본다면 다분히 심심한 영화가 되어버렸다는 것입니다. 영화는 크게는 두 개의 축으로 나눠집니다. 론과 헤르미온느의 애정전선이 이어지는 과정 및 지니를 바라보는 해리의 타오르는 눈빛(응?), 그리고 볼드모트와 관계된 호크룩스의 이야기가 그것입니다.
참으로 아이러니하게도 영화의 분위기는 분명 어둡고 암울한 모드인데 정작 영화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청소년 시기를 맞은 호그와트의 세 주인공들의 러브 모드가 더 많다는 것입니다. 중요한 볼드모트와 호크룩스의 이야기는 왠지 러브모드에 무임승차를 한 느낌이 역력합니다. 이 영화에서 썰을 푸는데 있어서는 그들의 사랑이야기도 사랑이야기지만 준비해놓은 미스테리함을 더 깊이있게 그리고 결말을 내는데 역량을 더 동원했어야 합니다. 불쌍한 말포이는 이번에도 거의 꿔다놓은 보릿자루 신세가 되어버리고 말았습니다. 혼혈왕자의 정체가 드러날 때의 이펙트 역시 한없이 약하고 말입니다. 앞서 심심하다라고 표현한 것은 영화가 풍기는 외적 분위기와 다른 그 속의 이런 내용 때문이라 할 수 있습니다. 결국은 많은 분량을 2시간 30분이라는 시간안에 맞추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것인가가 드러난 결과라고 할 수도 있겠습니다. 미스테리함을 살리기 위해서는 살려야 할 부분이 너무 많고, 그러다보면 다른 필요한 전개상의 요소들을 살릴 수는 없고. 그래서 결국에는 중요하고 굵직한, 그래서 마지막 이야기에 필요한 부분은 살려두고 러브모드를 더 많이 살려둔게 아닌가 생각해봅니다.
어차피 소설의 팬들을 스크린으로 불러들이는 것만으로도 흥행은 보증되는 시리즈이니 별 상관은 없겠지만, 그래도 (애정이 없는 이가 봐서인지 몰라도) 시리즈가 갈 수록 재미가 없어지는 것 같은 느낌입니다. 두 편으로 나눠 개봉하는 마지막 이야기로 확실한 막판 뒷심을 발휘할 수 있을까요?
해체 위기의 남자수영부의 부원들이 펼치는 수중발레("워터 보이즈"), 여고생들의 스윙밴드 도전기("스윙걸즈")를 연출했던 야구치 시노부 감독이 이번에 새롭게 선보인 곳은 공항입니다.
언급한 두 편의 영화들이 육체적인 '성장' 뿐만 아니라 광의의 '성장'의 개념이 자연스러운 청소년과 그들의 공간을 다루었다면 "해피 플라이트"는 어른들의 세계, 그 중에서도 전문직이라고 할 수 있는 공항에서 펼쳐지는 한 일상의 단면을 엿보고 있습니다. '성장'이라는 것이 구지 청소년에게만 해당 되는 것도 아니고 무엇보다도 사람은 '성장'하기에 멈추지 않고 살아가는 것이니까 말입니다.
이전의 영화들에서도 그러해듯이 "해피 플라이트"에도 하나의 목표와 그를 둘러싼 다양한 캐릭터들이 등장합니다. 하네다 출발, 호놀룰루 도착의 항공기에 기장 최종승격 테스트를 받기 위해 올라탄 부기장 스즈키(다나베 세이치 분), 첫 국제선 데뷔를 하는 스튜어디스 에츠코(아야세 하루카 분), 후배 직원 교육에 신경쓰랴, 고객담당업무에 신경쓰랴 정신없이 바쁜 나츠미(타바타 토모코 분) 등 공항의 각각의 업무를 맡고 있는 이들의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이들이 겪는 갈등과 그 성장통의 과정은 다르지만 이들의 목표는 같습니다. 안전한 항공기의 운항과 고객서비스. 스즈키는 예기치 못하게 발생한 항공기의 결함에 당황하지만 하나하나씩 문제를 해결해나가고, 승객이 주문한 서비스를 순서가 뒤바낀체 기억했다가 실수를 하고는 낙심한 에츠코지만 다시 용기와 웃음을 되찾습니다. 이들에 닥친 문제의 해결은 결코 그들 자신들만의 노력과 그 성과로 이루어진 것은 아닙니다. 스즈키에게는 그가 무서워하던 기장 하라다(토키토 사부로 분)과 관제탑 및 통제부서 직원들의 노력이 있었고, 에츠코에게도 그녀의 실수를 호되게 나무라던 무서운 팀장이 있었지만, 그 팀장의 슬기로운 대처능력을 지켜보고 그 팀장과 동료 스튜어디스들의 독려로 에츠코는 성장해나갑니다.
우리의 인생이란 것이 그렇습니다. 때로는 실수를 하기도 하고 그래서 좌절을 경험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것이 결코 끝은 아닙니다. 자신 주변의 사람들을 믿고 또한 자신을 믿고 다시 일어나 새로운 도전에 나서며 끊임없이 성장하는 모습이 우리 삶의 원동력이자 곧 우리의 삶 자체입니다. 야구치 시노부 감독은 공항이라는 하나의 공간을 통해 우리 삶을 축소해보여주고 있습니다. '당연하지만 잊고 살기 쉬운'이라고 흔히들 이야기되는, 그래서 다분히 진부한 주제이긴 하지만 "해피 플라이트"에서 야구치 시노부 감독의 자신이 창조한 여럿의 캐릭터들과 그 캐릭터들 하나하나가 잉여자원이 아닌 꼭 필요한 캐릭터로 자기 몫을 다하게 만드는 조율능력, 깔끔한 이야기 전개와 마무리는 이 영화에 따스한 시선을 보내게 합니다. 물론 그 시선의 이면에는 아야세 하루카를 향한 제 음흉한 시선도..(퍽!)
P.S 거의 10개월만입니다. 작년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일정상 보지 못하고 서울로 다시 올라와야 해서 참 아쉬움에 남았던 영화였으니까 말입니다.
신정원 감독의 데뷔작 "시실리 2km'가 '펑키 호러'라는, 공포물 스러운 뉘앙스를 풍기는 외향만 취하고 실제로는 코메디 영화였듯이 이번 영화 "차우" 역시도 괴수물의 탈을 쓴 코메디물입니다.
전작 "시실리 2km"가 거의 모든 지향점이 코메디로 맞춰져 있었다면, 이번 "차우"는 그나마 조금은 더 괴수물의 특성을 보여주려한 기색이 있다는 것이 그 차이점이라 할 수 있습니다.
10년째 범죄없는 마을인 것을 자랑으로 삼던 삼매리에 식인멧돼지가 출몰하는 위기가 닥치고 서울에서 음주운전단속을 하던 김순경(엄태웅 분)이 어처구니 없는 이유로 삼매리로 전근을 오게 되면서 영화는 본격적으로 시작됩니다. 삼매리를 위협하는 식인멧돼지의 횡포는 점점 심해지고 김순경과 식인멧돼지에게 손녀를 잃은 전설의 포수 천일만(장항선 분), 유명 포수 백만배(윤제문 분), 멧돼지를 연구하는 대학원생 수련(정유미 분), 의뭉스러운 신형사(박혁권 분)은 식인멧돼지를 잡기 위해 녀석의 본거지로 향합니다.
신정원 감독은 불쑥불쑥 코메디를 치면서 주위를 환기시키기를 자주 하는데, 이번 영화에서는 전작 "시실리 2km"보다 그 정도가 더한 모습을 보입니다. 분명한 것은 코메디적 감각은 상당히 좋다는 것입니다. 괴수물과 코메디의 만남 자체가 B급 코메디의 향취가 절로 나기도 하지만서도 기본적인 감각이 없다면 그 기운을 충분히 살리기 어려울 텐데, 영화는 적어도 코메디라는 측면에서는 충분한 웃음을 선사해 줍니다.
문제는 괴수물이라는 측면에서인데, 괴수물이라는 느낌이 영 힘을 발휘하지 못합니다. 식인멧돼지의 몇몇 CG의 퀄리티가 썩 좋지 못하다는 것 같은 문제가 아니라 정작 괴수물의 분위기를 타야할 때조차조 예의 그 코메디로 분위기를 반전시켜버립니다. (마치 정준하가 그토록 바라는 불꽃같은 애드립을 보는 듯한.. 예능에서라면야 좋았을테지만.)
앞서 말했듯 "시실리 2km"야 그냥 코메디물이라 치부되어도 될 정도지만 이번 "차우" 같은 경우는 여러모로 괴수물로서의 모습을 보이려고 꾸준히 시도는 합니다. 하지만 정작 계속 치고 들어오는 코메디 때문에 영화의 분위기는 심히 난잡해져갑니다. 처음에야 그 코메디로 웃을 지언정 뒤로 갈수록 영화는 주인공들 따라 저 멀리 산으로 가는 느낌입니다. 영화는 이야기 중에 종종 이 식인멧돼지란 것이 결국은 인간의 욕심이 불러낸 것이다 같은 메세지를 던져주려고 하는데 그 주제 자체도 한없이 진부할 뿐더러 영화를 산으로 가게 만드는 데도 어느정도 한 몫을 합니다.
전체적으로는 만족보다는 아쉬움이 더 큰 영화긴 하지만, 배우들 측면에서는 매우 긍정적입니다. 주조연 가릴 것 없이 자기의 캐릭터를 확실히 보여주고 있으며 연기합에 있어서도 착착 들어맞는 모습을 보입니다. 개인적으로는 '혁권 더 그레이트', 박혁권 씨의 그 능청맞은 연기가 마음에 들었고 그리고 사랑해요, 정유미!
"아이스 에이지" 시리즈의 신작 "아이스 에이지 3 : 공룡시대"는 그 소재로만 보자면 이 시리즈의 이야기거리가 더이상 없다는 생각을 하게 합니다. 1편에서는 세 명의 주인공이 만나 제목처럼 눈과 얼음으로 뒤덮인 세상을 모험했고, 2편에서는 그 눈과 얼음이 녹아갑니다. 제작진이 무슨 생각을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이번 3편은 시리즈의 제목과는 전혀 동떨어진 이야기입니다.
3편의 주요 소재는 공룡의 등장입니다. 아니, 빙하기도 다 끝나가는 마당에 어떻게 공룡이?! 라는 생각이 당연히 들지만 뭐, 안되는게 어디 있겠습니까? 음모론에 흔히 등장하는 지구공동설을 끌여들여와 매니, 시드, 디에고, 엘리, 스크랫 등은 공룡들이 활보하는 녹색 가득한 공룡의 세계에 발을 딛게 됩니다. 새하얀 눈과 얼음은 더 이상 배경이 아닙니다.
매니는 임신한 엘리를 돌보고 아기의 보금자리를 준비하기 위해 여념이 없고, 먹이감을 쫓다가 금새 현기증을 느끼고만 디에고는 자신이 홀로 서야만 과거의 야생성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해 친구들 곁을 떠나려 합니다. 시드는 우연히 발견한 공룡알을 돌보고는 알에서 깨어난 공룡들의 어미 역할을 합니다. 이 세 명의 친구들이 각자의 길을 걸으려는 순간, 그들은 공룡의 세계에 발을 딛게 되고, 그 안에서의 모험을 통해서 친구들은 우정을 다시금 확인합니다.
소재 고갈의 흔적이 역력하기는 하지만, 그래도 이번 3편은 적어도 기본은 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관객들이 이 영화에서 기대할 수 있는 유머와 액션을 채워주고 있습니다. 제가 본 상영본이 3D 상영용이 아니었던지라, 확신해 말할 수는 없지만 3D 상영으로 보았을 때 흥미로울 것으로 보이는 액션 시퀀스들이 존재하니 시각적인 측면에서의 즐거움 역시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거기다 이번 3편에서는 (개인적으로는 이 시리즈의 진정한 주인공이자 보배라고 여기는) 스크랫의 활약상에 더해서 스크랫의 여자친구까지 합세해 새로운 즐거움을 주려고 노력합니다. 스크랫은 여전히 최고입니다.
기본은 하고 있는 영화지만, 반대로 그 기본만 하고 있을 뿐이지 큰 새로움은 찾아볼 수가 없다는 것이 이 영화의 최대의 단점입니다. 스크랫의 여자친구나 사이몬 페그가 감칠맛 나게 목소리 연기를 한 벅 등의 새로운 캐릭터를 가세시키고 있긴 기본적인 갈등관계 등의 이야기 측면에서는 지난 시리즈의 전철을 그대로 밟고 있을 뿐입니다. 색다른 아이디어를 통한 돌파구가 아쉬울 따름입니다. 아이들과 함께 즐길 무난한 가족영화로는 손색이 없긴 하지만 말입니다.
얼마전 "아이스 에이지" 시리즈 4편의 제작이 결정되었습니다. 언급했던 소재고갈 때문인지, 이제는 장소뿐라 아니다 시대까지 건너뛸 계획이라고 합니다. 시드/매니/디에고 등이 얼음 속에 갇혀있다가 현대의 박물관에서 깨어나는 것이 4편의 주요 줄거리입니다. 이거..."아기공룡 둘리" 인데요?
헐리우드 리포터의 보도에 따르면, "렛 미 인"으로 강렬한 영화연출 데뷔를 한 토마스 알프레드슨의 차기작이 결정되었습니다. 토마스 알프레드슨은 워킹타이틀이 제작을 맡아 첩보 스릴러 소설의 대가 존 르 카레의 "팅커, 테일러, 솔저, 스파이"(Tinker, Tailor, Soldier, Spy)를 영화화하는 작품의 연출을 맡았습니다.
"팅커, 테일러, 솔저, 스파이"는 다음과 같은 내용을 그리고 있습니다. (소설 소개 부분에서 발췌)
이 소설은 1960년대 미소 간 냉전 상황으로 스파이전이 심화되던 당시, 실제 영국을 충격에 빠트린 케임브리지 출신 엘리트의 소련 이중간첩 사건 실화를 르카레가 문학적으로 재구성한 것이다. 이 책의 제목 <팅커, 테일러, 솔저, 스파이>는 소련의 스파이를 색출하며 혐의자로 지목된 인물에게 순서대로 붙여 부르는 암호명으로 쓰이고 있다.
영국 정보부의 은퇴한 첩보 요원, 조지 스마일리. 어느 날 정부 고위층의 요청으로, 그는 홍콩에서 소련 여자 스파이와 접촉했던 리키 타르라는 젊은 요원의 진술을 청취하게 된다. 그가 그녀에게서 들은 엄청난 기밀은 바로 소련 정보부의 우두머리인 카를라가 수십 년 전 고급 스파이를 훈련시켜 영국 정보부에 투입시켰고, 지금 그 스파이(두더지)가 정보부의 최고위직에 올라 있다는 이야기.
스마일리는 과연 두더지가 실제로 존재하는가라는 의문을 안고, 그 누구도 믿을 수 없는 상황에서 자신이 일했던 정보부 사무실에서 정보를 빼내고 자신과 수십 년 함께 일했던 동료들을 조사해 (두더지)를 잡으려 한다.
"팅커, 테일러, 솔저, 스파이"는 지난 1979년 영국 BBC에서 미니시리즈로 제작해 방영하기도 했으며, 당시에 주인공 스마일리 역은 故 알렉 기네스 경이 맡았었습니다.
헐리우드 리포터의 보도에 따르면, "예스맨", "500 데이즈 오브 서머"의 조이 데샤넬이 나탈리 포트만, 대니 맥브라이드, 제임스 프랑코가 출연하는 코메디 영화 "유어 하이니스"(Your Highness)에 캐스팅되었습니다.
"파인애플 익스프레스"의 데이빗 고든 그린이 연출을 맡은 "유어 하이니스"는 게으르고 거만한 왕자(대니 맥브라이드 분)가 아버지의 왕국을 구하기 위한 퀘스트 수행을 그의 영웅스러운 동생(제임스 프랑코 분)가 떠나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리고 있습니다. 나탈리 포트만은 대니 맥브라이드가 분한 왕자와 사랑에 빠지는 역할을 맡았으며, 조이 데샤넬은 제임스 프랑코가 분한 왕자의 순결한 신부 역을 맡았습니다.
"유어 하이니스"는 이번 달부터 북아일랜드에서 촬영에 들어가며, 2011년 개봉 예정입니다.
"트랜스포머" 시리즈로 헐리우드의 핫 아이콘으로 떠오른 메건 포스 주연, "주노"로 아카데미 각본상을 수상한 디아블로 코디가 각본을 맡은 코믹 호러 "제니퍼의 육체"(Jennifer's Body)의 예고편이 공개되었습니다.
영화는 인기 만점의 치어리더 였던 제니퍼(메건 폭스 분)가 저주를 받고 악마로 변해 자신에게 흑심을 품은 남자들을 하나하나 살해하고, 제니퍼가 악마가 된 것을 알아차린 그녀의 베스트 프렌드 니디(아만다 사이프리드 분)가 제니퍼를 막으려 나서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리고 있습니다.
"걸파이트"의 캐린 쿠사마가 연출을 맡은 "제니퍼의 육체"는 북미기준 9월 18일 개봉합니다.
DC의 슈퍼히어로 코믹스를 실사 영화화하는 "그린 랜턴"(The Green Lantern)의 주인공이 드디어 결정되었습니다.
헐리우드 리포터의 보도에 따르면, 주인공 그린 랜턴에 "나의 특별한 사랑 이야기", "엑스맨 탄생: 울버린"의 라이언 레이놀즈가 캐스팅 될 것이라 합니다. 캐스팅 과정에 있어서 라이언 레이놀즈와 마지막 까지 남아 두 차례의 스크린테스트를 거친 것은 브래들리 쿠퍼와 자레드 레토로, 저스틴 팀버레이크도 이전에 스크린 테스트를 받은 적이 있다고 합니다.
현재 스튜디오는 레이놀즈 측과 계약 협상을 진행 중인데, 이 계약이 성사될 경우 라이언 레이놀즈는 마블과 DC 코믹스의 코믹스 원작 영화 모두에서 슈퍼히어로를 연기하는 첫 남자 배우가 됩니다. "엑스맨 탄생: 울버린"에서 데드풀을 연기했으며, 데드풀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스핀오프에도 현재 참여할 예정입니다.
'그린 랜턴'은 1940년 작가 빌 핑거와 삽화가 마틴 노델에 의해 탄생했는데, 한 평범한 인물이 반지와 랜턴을 얻게 되면서 가디언들이 선택한 이가 되어 우주의 특정 섹터를 지키는 역할을 맡게 된다는 이야기를 그리고 있습니다.
"카지노 로얄"의 마틴 캠벨이 연출을 맡은 영화 "그린 랜턴"은 아직까지 예산이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스튜디오 측은 내년 1월부터 촬영에 들어가길 희망하고 있으며 북미기준 2011년 6월 17일 개봉 예정입니다.
변혁, 허진호, 유영식, 민규동, 오기환. 이 다섯 명의 감독은 대체 이 영화에서 무엇을 이야기하고자 하는 걸까요?
"오감도"는 '에로스'라는 하나의 주제를 가지고 다섯 명의 감독들이 각각 한 편씩의 연출을 맡은 옴니버스 영화입니다. 공통된 주제를 가지고 각 감독들이 어떤 식으로 표현해 낼지를 비교해 보고 그 감독의 색을 찾아보는 것이 옴니버스 영화의 재미일 수도 있지만 그 재미를 음미할 틈을 찾을 수 없을 정도로 "오감도" 속의 다섯 편의 완성도는 형편 없습니다.
각각이 한편의 단편영화라고 보기에도 어정쩡한 이야기 구성과 전개, 그리고 그 한편에서 어우러지는 배우들의 호흡도 인상을 찌푸릴만큼 삐그덕대며 연기력도 널을 뜁니다. 저렴한 제작비로 완성했다 하는데, 그 저렴한 제작비로 인해 용인할 수 있는 수준에도 못미치는 졸작이라 할 수 있습니다.
모두 최소 2편 이상의 장편 연출작을 내놓은 감독들은 아무리 생각해도 친분으로 끌어모은 게 아닐까 생각되는 배우들을 데리고 단편 영화 찍을 때의 습작 수준에도 못미치는 영화들을 끌어모아다가 '에로스, 그 이상의 사랑 이야기'라는 괜시리 거창한 주제를 붙여서는 얼기설기 이어놨습니다. 보통의 옴니버스 영화들이 그 안의 모든 편이 마음에 드는 것은 상당히 드물지만 그 안의 모든 편이 다 마음에 안드는 이번과 같은 경우도 참으로 드문 것 같습니다.
"오감도"를 관통하는 하나의 주제? '에로스'? 아닙니다. 주궁장창 늘어지며 하품까지 나오게 하는 키스씬입니다. 대체 저 입술박치기는 언제 끝나나요?
"에린 브로코비치", "오션스" 시리즈의 스티븐 소더버그가 연출을 맡고, "본" 트릴로지의 맷 데이먼이 주연을 맡은 영화 "인포먼트"(The Informant)의 예고편이 공개되었습니다.
"인포먼트"는 커트 아이션월드의 동명의 논픽션을 원작으로 한 영화입니다. 영화는 미국 정부가 농업비즈니스계의 가격 담합의 증거를 찾기 위해 기업의 부사장 마크 휘태커(맷 데이먼 분)를 정보제공자로 삼는데 그 비밀을 캐는 과정에서의 좌충우돌을 그리고 있습니다. 맷 데이먼은 이 영화에서의 역할을 위해 14kg의 체중을 불려 화제를 모으기도 했습니다.